탁할수록 뭉치는 물고기, 먹이도 잘 잡아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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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9-03 01:13
입력 2026-09-02 23:39

물의 탁도에 따른 어류 행동 관찰
맑은 물 서식 땐 무리의 반응 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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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반구 민물에서 서식하는 큰가시고기는 물의 탁도가 달라지면 집단 행동도 바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영국 브리스톨대 제공
북반구 민물에서 서식하는 큰가시고기는 물의 탁도가 달라지면 집단 행동도 바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영국 브리스톨대 제공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엄격하면 주변에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그런 속뜻이 아니라 실제로 물고기들은 맑은 물보다는 탁한 물속에서 더 잘 뭉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브리스톨대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큰가시고기의 경우 물의 탁도에 따라 사회적 행동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물이 흐려지면 먹이를 찾기 위해 동료들과 더 협력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 B’(2일 자)에 실렸습니다.

강이나 바다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맑을 때도 있고 탁해질 때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다양한 오염원 탓에 세계 곳곳의 하천과 연안 해역에서 물의 탁도가 높아지고 있답니다. 물이 흐려지면 시야가 나빠지기 때문에 수생동물이 먹이나 동료, 천적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연구팀은 큰가시고기 무리가 서식하는 물이 점점 흐려질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먹이가 갑자기 나타났을 때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했습니다. 큰가시고기는 북반구 전역의 연못, 개울, 강에서 물의 탁도와 상관없이 서식하는 물고기입니다.

연구 결과, 큰가시고기들은 맑은 물보다 탁한 물에서 먹이 쪽으로 이동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무리 집단이 클수록 전체적인 반응 속도는 더 빨라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의 탁도가 큰가시고기들의 움직이는 방식이나 반응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탁한 물에 사는 작은 무리 집단은 개체들이 서로 바짝 붙어 같은 방향으로 헤엄칠 때 먹이에 더 빨리 도달했습니다. 맑은 물에 서식하는 큰 무리들은 오히려 전체 반응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먹이가 나타나기 직전의 반응에서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탁한 물에 있던 물고기들은 서로 더 가까이 붙어 헤엄치면서 먹잇감이 움직이는 방향을 더 정확히 맞췄으며 가까이 있는 동료의 행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집단 크기가 작을수록 이런 경향성은 컸습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스 이오아누 교수는 “조건이 나빠지면 무리는 더 잘 협응하고 훨씬 가까이 붙어 방향을 맞춰가며 움직이는데 그 덕분에 먹이를 더 빨리 찾는 것”이라며 “큰가시고기들도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무리 행동을 바꾼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탁한 물일수록 큰가시고기 무리 결속 강화
  • 동료와 가까이 붙을수록 먹이 접근 속도 향상
  • 시야 저하가 협응 행동과 반응 속도에 영향
2026-09-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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