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중등 교과교사 527명 감축…의대교수는 133명 증원 왜? [강 기자의 세종실록]

강주리 기자
수정 2026-09-02 14:00
입력 2026-09-02 14:00
내년도 공무원 3851명 증원 어디에
교원 1139명 증원…비교과 교사 확충특수교사 887명·상담교사 266명↑
지난해 10대 자살 396명 역대 최대
저출생 학령 연구 감소 140개 폐교
“행정 수요 줄면 인력 감축·재배치”
복지·기획처, 청년 전담 부서 신설
‘보여주기’식 조직 신설·증원 안 돼
내년에 초중등 교과 담당 교사 527명이 감축될 예정입니다. 반면 국립대 의대 교수 133명을 비롯해 특수·비교과 교사 등을 중심으로 전체 교원은 1139명 늘어납니다. 지난 1일 공무원 조직·정원을 관장하는 행정안전부가 내년도 국가공무원 3851명을 증원하겠다고 밝히면서 확인된 내용입니다.
2일 행안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정기직제로 증원할 국가공무원 규모를 확정해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정권 출범 직후 정기직제 755명에 국정과제 지원을 위한 수시직제 2550명 등 약 3300명을 증원했습니다. 2년간 7000명 넘는 공무원이 늘어나는 셈인데요.
내년 증원 인력 가운데 국공립 교원이 1139명으로 전체의 약 30%를 차지합니다. ‘국공립 교원 증원 내역’을 뜯어보면 가장 많이 늘어나는 분야는 특수교사입니다. 장애 등으로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이 늘면서 특수교사 887명을 증원합니다. 학생 건강과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상담교사 266명, 보건교사 145명, 영양교사 106명, 사서교사 95명도 각각 늘립니다.
특히 상담교사 확충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 6월 발표한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에 따르면 10대 자살 사망자는 2016년 273명에서 지난해 396명으로 10년 새 45.1% 증가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학생들의 마음건강을 돌볼 상담교사를 비롯한 비교과 교원 612명을 늘리는 만큼 학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효과로 이어져야겠죠.
홍윤기 기자
지역 필수의료 강화 의대 교수 확대
“재정 고려 교원 등 단계적 확충”대학에서는 지역 필수의료 강화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국립대 교수 등 교원 177명을 증원합니다. 이 가운데 의대 분야가 133명입니다.
지역 필수의료는 주민의 건강과 생존권에 직결된 문제입니다. 분만실을 갖춘 병원이 없어 시도 경계를 넘어 원정 출산을 해야 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높은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올해 기준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국립대 의대 교수는 2113명으로, 이 가운데 의대 전임교수는 1630명입니다.
윤석열 정부 때 지역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했습니다. 의사를 더 길러내려면 교육 시설뿐 아니라 이들을 가르칠 교수 인력도 함께 확충해야 하죠. 2024년 정부는 국립대 의대 전임교원을 2025년 330명, 2026년 400명, 2027년 270명 등 3년간 1000명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이후 의대 증원 정책이 조정되면서 실제 교수 증원 규모 역시 당초 계획보다 축소됐습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시적인 업무 수요에는 필요한 기간만큼 한시 정원을 배정하고, 교원·노동감독관 등 대규모 소요가 발생하는 분야는 재정과 인력 수급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홍윤기 기자
늘리는 곳 있으면 줄이는 곳 있다
지난해 교과교사 2989명 감축늘리는 곳이 있다면 줄이는 곳도 있습니다. 행안부는 업무량이 줄거나 기능이 축소된 분야의 조직·인력은 감축하거나 새로운 행정 수요가 있는 곳으로 재배치하기로 했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초·중등 교과교사입니다.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내년 초·중등 교과교사 정원은 527명 줄어듭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저출생으로 행정 수요가 줄어 초·중등 교과교사는 재배치가 아닌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교육기본통계를 보면 올해 유치원과 초·중등 학생은 536만 2281명으로 1년 새 18만 9000명 감소했습니다. 전국 유·초·중등 학교도 2만 233개교로 전년보다 140개교 줄었습니다.
앞으로 감소 속도는 더 가파릅니다. 교육부는 공립 초·중등 학생 수가 2030년에는 지난해보다 약 90만명(21%) 줄어들 것으로 전망합니다. 초등학생은 약 70만명(30%), 중학생은 약 20만명(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르칠 학생이 줄어드는 만큼 교과교사 정원도 줄어드는 구조인 거죠. 지난해에도 초등 1289명, 중등 1700명 등 교과교사 정원만 2989명 감축됐습니다. 다만 특수교원 520명 등 필요한 분야의 교원을 확충하면서 전체 교원 정원 감소폭은 2232명으로 줄었습니다.
오장환 기자
정원 감축은 대체로 신규 채용 감소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줄어든다고 교사를 일률적으로 줄이는 것은 아닙니다. 고교학점제와 AI 교육 등 새로운 교육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공립 중등 교과교사 신규 채용은 2024학년도 4518명에서 2025학년도 5504명, 지난해 7147명으로 2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29.8% 늘었습니다. 학생 수는 줄어도 필요한 교육 분야와 지역에 따라 교원 수요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세청 세정홍보과 폐지→디지털총괄과
北이탈주민 분소 폐지→통합센터 신설공무원 조직·정원은 행정 효율화를 위해 기존 조직을 통폐합하고, 여기서 확보한 기구와 인력을 새로운 행정 수요에 재배치하기도 합니다.
국세청은 세정홍보과를 폐지해 기능을 대변인실로 통합하는 대신 기존 기구와 인력을 활용해 ‘디지털자산총괄과’를 신설합니다. 법무부도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의 출입국 심사 담당 9개 과를 폐지해 대과 체제로 개편하고, 확보한 기구·인력을 외국인 출입이 늘어난 천안·평택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과 신설에 활용합니다.
교육생 감소로 기능이 축소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화천분소를 폐지하는 대신 북한이탈주민의 교육과 사회 적응 등을 지원하는 통합지원센터를 신설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중대재해 노동감독관 700명 증원
노조법 대응 노동위 조사관 47명↑
마약·사이버 수사 경찰 215명 확충
해상 마약수사 23명 등 해경 354명↑이번에 공무원이 집중 보강된 분야는 중대재해·범죄 예방 등 국민 안전 분야입니다.
행안부는 산업 현장의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기승을 부리는 마약·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대폭 확충했습니다.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동감독관 700명(산업안전 540명·근로감독 160명)을 증원하고, 이른바 ‘노란봉투법’ 등 노동조합법 개정에 대응해 노동위원회 조사관도 47명 늘렸습니다.
특히 마약사범 증가에 대응해 보호관찰·교정기관 재활 인력을 64명 늘리고, 마약·사이버 범죄 등 수사 인력도 215명 보강했습니다. 해상 마약범죄 수사 인력 23명을 확충하고 중부해양특수구조대 12명을 신설하는 등 해양경찰 인력도 354명 늘렸습니다. 서울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에는 지방경찰청 처음으로 수사심의담당관을, 5개 경찰서(서울 강남·송파·경기 김포·파주·충남 천안서북경찰서)에는 수사과를 신설해 경찰 수사의 내부 통제와 역량도 강화했습니다. 검찰의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 수사 역량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려는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성폭력, 미성년자 유괴·살인, 상습 마약류 범죄 등 재범 우려가 높은 고위험 강력범죄자의 보호관찰·전자감독 인력도 72명 확충했습니다.
편법·불법 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인력도 늘립니다. 무역·외환거래 검사·조사 인력 26명과 초고액 체납자의 해외 은닉재산을 추적·환수할 인력 9명을 증원합니다.
연합뉴스
대규모 국책사업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관리도 강화합니다. 대규모 민관 투자를 통해 지역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AI 대전환·AI 데이터센터)처럼 1조원 이상 예산이 투입되거나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국책사업관리관’을 신설합니다.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등 첨단산업 분야 특허 심사인력도 105명 확충합니다.
최종 증원 규모는 국회 심의를 거쳐 올해 12월 확정됩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노동·치안 등 국민 생명과 안전 현장에 인력을 최우선으로 보강했다”며 “AI와 첨단 기술 분야의 국정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상시적인 조직 진단과 인력 재배치를 병행해 정부 조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해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공무원 증원에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지난해 말 기준 국가공무원 정원은 75만 3689명입니다. 내년도 증원 규모 3851명은 전체의 약 0.5%에 해당됩니다. 지방공무원과 헌법기관까지 다 합친 전체 공무원 정원은 117만 5295명입니다. 정부가 공무원 정원을 늘리겠다고 하면 상당수 국민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녹봉’을 받는 공무원이 늘어나는 만큼 인건비 등으로 더 많은 세금이 들어가는데, 과연 그만큼 대국민 행정서비스가 나아지느냐는 반문이 뒤따릅니다.
정부는 청년 복지·정책을 보다 실효성 있게 추진하겠다며 보건복지부와 기획예산처에 청년 전담부서인 ‘청년복지정책과’와 ‘청년정책전략과’를 각각 신설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청년층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청년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유가 그동안 전담부서가 없었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이미 각 부처에서 온갖 청년 정책을 쏟아내고 있고, 청년도 고령층도 아닌 4050세대가 ‘낀 세대’라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할 정도입니다.
정책 수요에 맞춰 필요한 조직과 인력을 늘리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보여주기식’ 조직 신설이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통폐합되거나 인력과 세금만 낭비한 채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 사이 정책의 방향마저 흐려질 수 있습니다.
공무원 3851명 증원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늘어난 조직과 인력이 국민의 삶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바꿨는지는 결국 성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중대재해와 범죄를 줄이고,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는 등 민생을 제대로 뒷받침해 국민이 “공무원을 늘릴 만했다”고 공감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세종 강주리 기자
세줄 요약
- 초중등 교과교사 527명 감축, 학령인구 감소 반영
- 특수·상담교사와 의대교수 증원, 현안 대응
- 노동·치안·마약 대응 인력도 대폭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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