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려라” “日 올려라”… 트럼프의 금리 압박, 속내는 美 무역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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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수정 2026-09-02 00:12
입력 2026-09-02 00:12

美재무, 일본은행에 노골적 주문

트럼프 “美 금리, 세계 최저여야”
베선트 “日, 엔화 강세 조치할 것”
美, 日시장 개입했지만 다시 엔저
엔저 지속되면 美 수출 가격 불리

양국 ‘금리 줄다리기’ 원화도 영향
엔화 강세 땐 한국 수출·증시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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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3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개막 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애슈빌 로이터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3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개막 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애슈빌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금리는 내리고, 일본 금리는 올려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과 일본을 향해 정반대의 금리 주문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반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일본은행(BOJ)에 금리를 올리라고 압박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를 줄여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를 누그러뜨리려는 계산이다.

미국이 엔화 가치까지 신경 쓰는 이유는 무역 때문이다. 미국 금리가 일본보다 높으면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린다. 그럼 달러는 강해지는 반면 엔화는 약해지기 쉽다. 엔화가 싸지면 일본 제품이 저렴해져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미국 기업은 불리해진다. 미국이 일본산 제품에 관세를 높여도 엔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에도 “금리가 너무 높다”며 미국 금리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베선트 장관은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일본 정부와 BOJ가 엔화 강세로 이어질 뭔가를 할 것으로 믿는다”며 BOJ의 금리 인상을 노골적으로 주문했다.

미국이 일본 통화정책에까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환율시장에 직접 개입하고도 엔화 약세가 다시 나타나서다. 지난 7월 말 엔화가 40년 만의 최저인 달러당 164엔 수준까지 떨어지자 미국과 일본은 함께 달러를 팔고 엔화를 샀지만,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다시 장중 160.20엔까지 올랐고, 1일에도 장중 160선을 찍고 내려왔다.

일본의 고민도 크다. 엔화 약세와 수입물가 상승을 막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너무 빠른 인상은 경기와 국채시장에 부담을 준다. 막대한 나랏빚에 대한 정부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특히 미·일의 ‘금리 줄다리기’는 원화에도 영향을 준다. 강달러가 이어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힘이 된다. 반대로 일본이 금리를 올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원화도 같이 강해질 수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원 오른 1370.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원화도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가 강해져 환율이 내려가면 원유·원자재 수입가격이 낮아져 물가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출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내 증시에는 변수가 될 수 있다. BOJ가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리면 싼 엔화를 빌려 해외 주식 등에 투자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해외 주식을 팔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로 국내 증시가 하락 할 수 있다.

박소연 기자
세줄 요약
  • 미국엔 금리 인하, 일본엔 인상 압박
  • 엔저 완화로 무역 경쟁력 조정 시도
  • 원화·국내 증시에도 파장 가능성
2026-09-02 B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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