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개편안 29일 만에 수정
12억 공제·세금 상한 150% 유지李 지적한 ‘ISA 5년 제한’도 철회
도준석 전문기자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 ‘공시가격 12억원’을 현행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세제 개편을 통해 9억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이 여론의 반발로 ‘없던 일’이 된 것이다. 전년도에 낸 보유세 대비 세 부담 상한선을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방안도 결국 유턴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제기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역시 기존 혜택이 유지된다.
재정경제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종부세법·소득세법 등 11개 세법 개정안을 최종 확정하고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입법예고와 부처 협의 과정에서 제기된 사항을 반영해 종부세에 대해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14억원으로 우대하되,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12억원으로 현행 유지한다”고 밝혔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에 대한 공제액은 기존 각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상향 수정됐다. 부부 2명을 합치면 12억원 수준이다. 실거주 1주택자에는 개편안이 적용된다. 기본공제액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아진다. 실거주 부부 공동명의 공제액은 각 9억원이 유지된다. 합산하면 18억원까지 특례가 적용된다. 정부는 “종부세 부담 상한도 150%로 현행 유지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세제개편안에 실거주자 기본공제는 높이고, 비거주자 기본공제는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개편안 발표 이후 비거주자에 대한 세 부담이 가혹하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학계에서는 “이사가 잦고 전세가 보편화한 한국의 주거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세제개편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당선 이후 여당에서도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시행령 개정 사안인 비거주 1주택자의 거주 기간 인정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는 실제 다른 지역에 살았지만 본인이 소유한 주택에 거주한 것으로 간주하는 부득이한 사유로 ‘취학·직장 변경·질병·전학·해외 체류·부모 봉양 등’을 명시했다. 그러자 어쩔 수 없이 비거주하는 사례와 함께 불만이 속출했다. 이에 정부는 손주 돌봄, 간병을 비롯해 다양한 비거주 사례를 거주한 것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종부세제 개편안이 일부 유턴하면서 내년 종부세 셈법도 달라지게 됐다.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 전용면적 120㎡(올해 공시가격 31억 2800만원)의 내년 보유세는 정부 최종안을 기준으로 2139만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개편안 2764만원에서 625만원 줄어든 금액이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12㎡(공시가격 54억 7500만원)의 내년 보유세는 개편안 기준 6905만원에서 최종안 5613만원으로 약 1300만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또 “ISA에 대해서는 계약기간 및 납입 한도를 현행 유지하고, 청년형 생산적금융 ISA와 청년미래적금의 중복 가입이 가능하도록 수정했다”고 밝혔다. ISA 관련 규정도 개편이 무산된 것이다. 당초 정부는 현재 무제한인 ISA 만기를 5년으로 제한하고, 적립식 투자를 유도한다는 명목으로 연간 납입 한도(2000만원)를 채우지 못했을 때 남은 금액을 이월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다수 청년과 투자자들이 혜택이 축소됐다며 비판을 제기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3년의 의무 가입기간을 채우면 만기를 무제한 연장하고, 연 납입 한도 미사용분은 다음 해로 이월할 수 있게 됐다. 생산적 금융 ISA도 일반 ISA와 마찬가지로 계약 기간 제한을 없애고 미사용분 이월이 가능하도록 했다. 청년형 ISA와 청년미래적금의 중복 가입도 가능해진다.
상장주식 평가 방법을 손질하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 방안에 대한 개선안은 이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가 있었지만 정부 최종안에서 빠졌다. 재경부는 “당정 간 논의 등 충분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정기 국회 심사과정에서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거주 중심 주택시장, 그리고 과세 형평 제고를 위해서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마련했다”며 “부동산 정상화, 가격 정상화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조중헌·김신우 기자
세줄 요약
- 비거주 1주택 종부세 공제 12억원 현행 유지
- 세 부담 상한 150% 유지, 인상안 철회
- ISA 만기 제한·납입 이월 금지 전면 철회
2026-09-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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