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망 초래한 치매 노인 간 폭행…요양원은 왜 막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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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기자
수정 2026-08-31 18:19
입력 2026-08-31 18:04

두 차례 충돌 알고도 분리조치 미흡
입소자간 다툼 막을 구체적 기준 없어
“요양시설 관리·법적 책임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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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경기 포천시 한 요양원에서 70대 남성 입소자 B씨(왼쪽)가 80대 여성 입소자 A씨의 방에 무단으로 들어가 갈등이 격화된 모습. A씨는 B씨의 밀침에 뇌를 크게 다쳐 끝내 숨졌다. 독자 제공
지난 4월 경기 포천시 한 요양원에서 70대 남성 입소자 B씨(왼쪽)가 80대 여성 입소자 A씨의 방에 무단으로 들어가 갈등이 격화된 모습. A씨는 B씨의 밀침에 뇌를 크게 다쳐 끝내 숨졌다. 독자 제공


경기 포천시의 한 요양원에서 70대 남성 입소자가 다른 입소자를 밀치며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요양시설 측은 이미 수개월 전 두 사람의 물리적 충돌을 인지하고 ‘상시 관찰’ 지시까지 기록으로 남겼지만 비극을 막진 못했다. 입소자 간에 치매로 인한 충돌이 종종 발생하지만 요양시설에 구체적인 대응 기준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포천경찰서는 지난 4월 포천 한 요양원에서 80대 여성 A씨를 밀쳐 다치게 한 70대 남성 B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머리를 다친 A씨는 지난 16일 끝내 숨졌다. 요양원 측도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됐다. A씨 가족은 A씨가 사망하면서 과실치사로 혐의를 변경해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 가족과 요양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B씨가 경증 치매를 앓는 A씨 방에 무단으로 들어가 다툼이 벌어졌다. 이튿날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자 요양원은 상담일지에 ‘상시 관찰을 통해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 요함’이라고 기록했다. 요양원은 이후 A씨에게 다른 층으로 옮길 것을 권유하고 직원들에게 두 사람을 관찰하도록 했지만 A씨가 층 이동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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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경기 포천시 한 요양원에서 70대 남성 입소자가 80대 여성 입소자의 방에 무단으로 들어가는 모습. 독자 제공
지난 4월 경기 포천시 한 요양원에서 70대 남성 입소자가 80대 여성 입소자의 방에 무단으로 들어가는 모습. 독자 제공


약 5개월 뒤 B씨가 다시 A씨 방에 무단으로 들어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신문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를 보면, 사고 발생 당일 B씨가 A씨 방에 들어가는 장면이 보이지만 아무도 이를 막지 못했다. 해당 요양원은 입소자 간 갈등을 사전에 인지했지만 실질적인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요양원 측은 이와 관련해 “B씨를 예의주시하며 최선을 다했고 규정상 잘못된 부분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요양시설의 관리 책임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설 종사자 등에 의한 노인학대와 달리 입소자 간 폭력은 상대적으로 관리체계에서 소홀하게 다뤄져 왔다”며 “입소자 간 충돌이 발생했을 때 언제·어떻게 분리하고 요양보호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현 법률사무소 원트 경앤정 변호사는 “반복적인 충돌 등 시설이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입소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막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시설의 보호·관리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 기자
세줄 요약
  • 포천 요양원, 치매 입소자 간 폭행 사망 발생
  • 사전 충돌 인지했지만 분리·관찰 조치 미흡
  • 입소자 간 폭력 대응 기준 강화 필요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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