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으로 펼쳐낸 무한… 日 현대미술 거장 구사마 야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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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훈 기자
수정 2026-08-28 01:16
입력 2026-08-27 20:06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별세… 97세
국내서도 ‘노란 호박 작가’로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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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대미술 거장 구사마 야요이 별세.   AP 연합뉴스
일본 현대미술 거장 구사마 야요이 별세.
AP 연합뉴스


호박 오브제와 거울방으로 ‘무한’의 감각을 구현한 일본 현대미술 거장 구사마 야요이가 별세했다. 97세.

27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구사마는 지난 14일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도쿄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1929년 일본 나가노현 마쓰모토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겪은 환시와 환각을 예술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물방울과 그물무늬를 끝없이 반복하는 양식은 회화, 조각, 설치, 의상,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그의 언어가 됐다.

그의 실험은 1957년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본격화됐다. 구사마는 팝아트와 미니멀리즘이 부상하던 뉴욕에서 퍼포먼스와 설치 작업을 펼쳤다. 화면을 망처럼 촘촘히 채운 ‘인피니티 넷’ 회화와 1965년 거울로 공간을 끝없이 확장한 ‘인피니티 미러 룸’을 선보였다. ‘인피니티 넷’은 추상표현주의 이후 미니멀리즘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예고한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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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호박’. 서울신문 DB
구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호박’.
서울신문 DB


호박은 1946년작 일본화 ‘가보차(호박)’부터 등장한 소재로, 이후 그의 대표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에서 점무늬 호박과 거울방을 결합한 ‘미러 룸(호박)’을 선보이며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다시 받았다. 국내에서는 ‘노란 호박 작가’로 친숙했다. 2013년 대구미술관 개인전과 이듬해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로 관객과 만났다. 올해 3월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2015년작 회화 ‘Pumpkin(MBOK)’이 104억 5000만원에 낙찰돼 국내 구사마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2016년 일본 문화훈장을 받았으며, 이듬해 도쿄 신주쿠에 구사마 야요이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김임훈 기자
2026-08-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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