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하나 없는 벌판에 위치…“헤드라이트 없인 차도 못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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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8-28 00:53
입력 2026-08-27 23:49

실종여성 주검으로 발견된 제주 야자수숲, 밤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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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장모씨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의 야자수숲 도로가 26일 밤 칠흑같이 어두운 가운데 차량 헤드라이트 불빛이 비치고 있다.
30대 여성 장모씨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의 야자수숲 도로가 26일 밤 칠흑같이 어두운 가운데 차량 헤드라이트 불빛이 비치고 있다.


“헤드라이트 없이는 차량도 다니기 힘들 정도로 어두운 곳이에요.”

지난 26일 오후 9시쯤 찾은 제주시 한림읍에 자리한 야자수 농장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이곳 야자수 숲에서 30대 여성 장모씨가 실종 104일 만인 24일 숨진 채 발견됐다. 밤에 찾아간 농장은 말 그대로 사물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했다. 2차선 도로 주변에는 비닐하우스와 밭, 띄엄띄엄 놓인 집 몇 채뿐이었다. 늦은 밤 차량 통행도 거의 없고 어둡고 외졌다. 한밤중에, 장씨가 야자수 숲 안까지 들어갔다는 게 상상하기 힘들었다. 현장을 둘러보면 의문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주민들은 “밤에는 사람이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다”고 입을 모았다. 장씨가 머물던 숙소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ꏭ에 불과하지만 농장에 이르는 직선 외길은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곳처럼 가로등 하나 없는 허허벌판이었다. 장씨의 아버지도 “딸이 남자친구에게 ‘야자수 농장은 무섭다’, ‘가기 싫은 곳’이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평소 무서움을 많이 탔는데 거기에 갔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장씨의 사망 원인은 확정되지 않았다. 제주경찰청은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 머리뼈와 목뼈, 몸통 등에서 특이 골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설골에 골절이 있었지만 일부 백골화가 진행돼 외상이나 질식에 따른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고 사후 부패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국과수 입장이다. 경찰은 목맴 사망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이날 지휘부 회의에 앞서 세 차례 고개를 숙여 사과한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숨김없이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실종 대응 시스템과 인력·절차를 전면 점검하고 이중·삼중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위성곤 제주지사도 유관 기관 회의를 통해 해안가와 올레길 등에 인공지능(AI) 기반 폐쇄회로(CC)TV를 확충하는 등 관련 보급률을 현재 58%에서 2030년 75%까지 높이기로 했다. 24시간 관제 체계도 강화하고 공공 CCTV 영상 보존 기간도 현행 30일에서 60일 이상으로 연장할 계획이다.

글·사진 제주 강동삼 기자
세줄 요약
  • 가로등 없는 야자수 농장, 극심한 어둠
  • 실종 104일 만에 여성 숨진 채 발견
  • 경찰, 목맴 무게 속 타살 가능성 수사
2026-08-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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