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전 수행비서 “국빈 티타임용 1300만원 그릇 김여사 사비로 구매”

김주환 기자
수정 2026-08-26 16:29
입력 2026-08-26 16:29
알선수재 항소심 첫 공판 증인 출석
“관저 그릇 1980년대 제작, 국격에 안 맞아”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 시절 외국 국빈 접대용으로 1300만원대 그릇을 사비로 구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26일 서울고법 형사15-3부(부장 성언주·원익선·이희준)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를 장기간 지근거리에서 수행해 온 인물로 김 여사 측 신청으로 증인석에 섰다.
정 전 행정관은 2022년 12월 147만원 상당의 꽃병과 이듬해 1월 1325만원 상당의 그릇을 본인 카드로 결제한 뒤 김 여사에게 현금으로 돌려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해외 순방에서 굉장히 극진한 대접을 받고 왔는데 외국 국빈이 왔을 때 우리도 다과를 대접해야 했다”며 “관저에 있는 그릇은 1980년대 제작된 것이라 국격에 맞지 않아 국빈 티타임용으로 사비로라도 갖춰놔야겠다 해서 같이 백화점에 가서 샀다”고 했다.
꽃병에 대해서도 그는 “당시 관저에 매주 꽃장식이 많이 들어왔고, 김 여사가 꽃꽂이를 따로 배워서 거기에 맞는 꽃병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 측이 정 전 행정관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은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받은 3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가 청탁 대가가 아니라 ‘구매대행’을 맡긴 물품이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김 여사가 자신 외에 유경옥 전 행정관 등에게도 물품 구매와 결제를 부탁한 뒤 현금으로 정산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사업가 서씨에게 구매대행의 대가로 돈을 전달하는 모습도 봤다고 진술했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지급한 돈이 시계 구매대행 계약금이라는 점을 어떻게 알았나’라고 추궁하자 “(그런 사정이 아니라면) 돈을 줄 이유가 없고 이후 시계가 들어왔으니 시계값인가 보다 했다”고 답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수행원에게 물건을 대신 사게 한 경우에는 곧바로 현금으로 정산했던 것과 달리, 수천만원대 시계는 받은 뒤에도 대금이 전액 지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여사 측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항소 이유로 제시하며 1심이 유죄로 판단한 금품 수수와 청탁 사이에 대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받았다고 지목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에 대해서도 위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추가 감정을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위작으로 판정되거나 가치가 0원이 된다고 해도 알선수재가 그 자체로 성립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김 전 부장검사가 1억 4000만원을 지급하고 매수한 그림을 수수한 사실 그 자체로 재판부에서 살펴볼까 싶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달 9일 양측의 최종 의견을 듣고 변론을 종결한 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달 22일 선고할 방침이다. 김 여사는 각종 인사·이권 청탁 알선 명목으로 귀금속과 금거북이, 고가 그림, 명품 시계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과 6480만원 추징을 선고받았다.
김주환 기자
세줄 요약
- 국빈 티타임용 1300만원대 그릇 사비 구매 증언
- 꽃병·물품 결제 후 현금 정산 관행 진술
- 고가 시계·그림 대가성 공방과 추가 감정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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