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스틴 사이클링 히트에는 전 외인투수 켈리의 지분도 있었다
박현진 기자
수정 2026-08-26 14:58
입력 2026-08-26 14:58
세줄 요약
- 오스틴, NC전 5안타급 맹타와 역전 스리런 폭발
- 연장 10회말 3루타로 KBO 통산 33호 사이클링히트
- 전 외인투수 켈리 격려 문자, 심리적 힘 보탬
8월 들어 긴 침묵에 빠져 있던 LG 트윈스 외국인타자 오스틴 딘의 방망이가 드디어 깨어났다.
오스틴은 25일 잠실구장에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0-2로 뒤지던 8회말에는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스리런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33호. 지난 13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12일 만이자 8월 들어 두 번째로 맛보는 짜릿한 손맛이었다. 숨죽였던 홈런포에 다시 불을 붙이며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 김도영(38홈런)을 따라붙을 채비도 마쳤다.
그러나 이날의 백미는 연장전에서 나왔다. LG는 연장 10회초 또다시 역전을 허용해 3-4로 패배 일보 직전의 위기를 맞았다.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스틴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가운데 담장 상단을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넉넉한 2루타로 보였는데 오스틴은 냅다 3루까지 내달려 기어코 3루타를 만들어냈다. KBO리그 통산 33호 사이클링히트였다. LG 선수로는 네 번째, LG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타자로는 처음 작성한 진기록이다.
오스틴은 기록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어떻게든 팀에 승리를 안겨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는 “타구가 떨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마지막 기어까지 최고로 올렸다. 3루까지 가면 나를 홈으로 불러들일 기회가 최소 두 번은 생기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3루까지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대주자 최원영으로 교체됐고 후속타자 송찬의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최원영을 불러들여 동점. 송찬의는 2사후 홍창기의 끝내기 적시타때 홈을 밟아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오스틴의 사이클링 히트가 완성되는 순간이 끝내기 승부의 시발점이었던 셈이다. 이 특별한 기록에는 2년 전 팀을 떠난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의 지분도 상당했다.
2019년 처음 LG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2024년까지 6년 동안 73승을 거두며 팬들 사이에서 ‘잠실 예수’로 불렸다. 오스틴과 함께 2023년 LG를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그를 향한 팬들의 사랑은 지금의 오스틴 이상이었다.
켈리는 이날 경기를 앞둔 오스틴에게 “많은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너는 그런 압박감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선수다. 경기를 즐기다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오스틴은 경기 종료 후 이런 사연을 소개하며 “켈리의 격려 덕분에 힘을 얻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미 팀을 떠난 외인선수까지도 이토록 깊은 애정을 보여줬다는 사실에 LG 팬들도 크게 감동했다.
박현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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