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리는 ‘핵어뢰’ 떴다…푸틴 비밀 잠수함 정체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8-24 10:20
입력 2026-08-24 10:20

러 신형 핵잠수함 하바롭스크, 백해서 첫 해상 시험운항
‘지구 종말 무기’ 포세이돈 운용…美 미사일방어망 우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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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핵추진 무인 수중무기 ‘포세이돈’, 핵잠수함을 함께 표현한 합성 이미지. 러시아 국영 매체 인사들은 포세이돈을 영국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으며, 러시아는 포세이돈 운용을 위한 특수목적 핵잠수함 전력을 확대하고 있다. 푸틴 사진은 AP 연합뉴스, 나머지는 AI로 생성·합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핵추진 무인 수중무기 ‘포세이돈’, 핵잠수함을 함께 표현한 합성 이미지. 러시아 국영 매체 인사들은 포세이돈을 영국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으며, 러시아는 포세이돈 운용을 위한 특수목적 핵잠수함 전력을 확대하고 있다. 푸틴 사진은 AP 연합뉴스, 나머지는 AI로 생성·합성


러시아가 미국 본토 해안까지 타격할 수 있는 핵추진 수중무기 ‘포세이돈’을 운용하는 신형 핵잠수함을 처음 바다에 내보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어가는 동시에 핵전력 현대화를 밀어붙이면서 서방에서는 수중 핵위협에 대한 경계가 다시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특수목적 핵추진 잠수함 ‘하바롭스크’가 최근 러시아 북서부 백해에서 첫 해상 시험운항에 들어갔다. 하바롭스크는 지난 17일 세베로드빈스크의 세브마시 조선소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정부나 세브마시가 시험운항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군사 관련 채널과 현지 매체들이 출항 장면을 공개했다.

하바롭스크는 러시아가 2014년부터 건조한 프로젝트 09851급 잠수함이다. 지난해 11월 진수됐으며 시험을 마치면 태평양함대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같은 급 잠수함을 추가 건조해 북방함대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하바롭스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일반 잠수함처럼 순항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을 주무장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초대형 핵추진 무인 수중무기 포세이돈을 운용하기 위해 설계됐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 매체들은 하바롭스크가 포세이돈을 최대 6기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만㎞ 스스로 항해…기존 미사일방어망 피해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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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개발한 핵추진 무인 수중무기 ‘포세이돈’의 주요 구성을 나타낸 그래픽. 길이는 약 24m로 추정되며 펌프제트 추진기와 핵반응로, 초대형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 자료를 참고해 AI로 재구성한 이미지
러시아가 개발한 핵추진 무인 수중무기 ‘포세이돈’의 주요 구성을 나타낸 그래픽. 길이는 약 24m로 추정되며 펌프제트 추진기와 핵반응로, 초대형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 자료를 참고해 AI로 재구성한 이미지


포세이돈은 기존 어뢰보다 훨씬 큰 핵추진 무인 수중체계다. 공개된 정보와 서방 분석을 종합하면 길이는 약 20~24m에 달하며 최대 약 1000m 깊이에서 장거리를 자율 항해할 수 있다. 최대 항속거리는 약 1만㎞로 추정된다.

핵심은 공격 경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우주 공간을 거쳐 목표물을 향해 날아오기 때문에 미국이 구축한 조기경보레이더와 미사일방어체계가 이를 탐지하고 요격한다. 반면 포세이돈은 바닷속 깊은 곳을 장거리 이동해 해안 목표물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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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핵추진 무인 수중무기 ‘포세이돈’의 운용 개념을 나타낸 그래픽. 모잠수함에서 발사된 뒤 핵추진으로 장거리를 자율 항해해 해안 도시나 항모전단 등 목표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 자료를 참고해 AI로 재구성한 이미지
러시아 핵추진 무인 수중무기 ‘포세이돈’의 운용 개념을 나타낸 그래픽. 모잠수함에서 발사된 뒤 핵추진으로 장거리를 자율 항해해 해안 도시나 항모전단 등 목표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 자료를 참고해 AI로 재구성한 이미지


러시아가 포세이돈을 개발한 것도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우회할 수 있는 핵 보복 수단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재래식 대잠수함전 전력으로도 수심 깊은 곳에서 장기간 이동하는 무인체계를 지속적으로 탐지하고 추적하기 쉽지 않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국정연설에서 포세이돈의 존재를 공개했다. 그는 당시 이 무기가 사실상 무제한 항속거리를 갖고 있으며 기존 방어체계로 요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에도 포세이돈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잠수함에서 포세이돈을 발사한 뒤 자체 핵추진 장치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가 공개한 포세이돈의 성능과 시험 결과 상당 부분은 서방이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못했다.

핵잠수함 한 척 추가가 아닌 이유…서방 대잠전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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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신형 핵추진 잠수함 ‘하바롭스크’가 백해에서 해상 시험운항을 하기 위해 세베로드빈스크항을 떠나는 모습. 하바롭스크는 핵추진 무인 수중무기 ‘포세이돈’ 운용을 위해 설계된 특수목적 잠수함이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AP 연합뉴스
러시아 신형 핵추진 잠수함 ‘하바롭스크’가 백해에서 해상 시험운항을 하기 위해 세베로드빈스크항을 떠나는 모습. 하바롭스크는 핵추진 무인 수중무기 ‘포세이돈’ 운용을 위해 설계된 특수목적 잠수함이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AP 연합뉴스


하바롭스크의 등장은 단순히 러시아 핵잠수함 한 척이 늘어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러시아가 기존 탄도미사일 중심의 핵 억제력에 장거리 무인 수중 핵무기를 추가하면서 서방이 감시해야 할 공격 경로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하바롭스크는 러시아 보레이급 전략핵잠수함의 선체 설계를 바탕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탄도미사일 발사관 구역을 없애고 포세이돈 운용에 맞춰 구조를 바꿨다. 러시아는 기존 벨고로드 잠수함도 포세이돈 시험과 운용에 활용해왔지만 하바롭스크는 처음부터 포세이돈을 주무장으로 삼도록 설계했다는 차이가 있다.

러시아는 하바롭스크를 태평양함대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 지역에서 작전할 경우 태평양을 통해 미국 서부 해안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새로운 감시 부담이 생긴다.

실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 잠수함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P-8 해상초계기와 수중 감시 전력을 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P-8 해상초계기가 노르웨이 기지를 이용해 러시아 북방함대 인근을 감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다만 해당 비행이 하바롭스크의 시험운항에 직접 대응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바롭스크는 앞으로 1년 이상 시험을 거칠 가능성이 있다. 시험을 통과해 포세이돈과 함께 실전배치되면 러시아는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에 이어 바닷속에서 장거리 핵공격을 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텔레그래프는 포세이돈과 이를 운용하는 잠수함의 등장이 영국과 나토에 새로운 수중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실제 포세이돈을 어느 정도 규모로 배치하고 운용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하바롭스크의 첫 출항으로 그동안 개발 단계에 머물던 러시아의 새로운 수중 핵전력이 한 단계 더 실전화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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