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제청 사태’ 뒤숭숭한 법원… “제청 비판 부적절” vs “대법관 공백 유감 표명부터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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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리 기자
수정 2026-08-24 16:40
입력 2026-08-24 16:40

曺 “국가권력 자의적 행사 통제하는 법의 지배 소중”
제청 적절성·향후 절차 두고 내부서도 의견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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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한변협 제공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한변협 제공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으로 사법부와 정치권의 긴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법원 내부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대법관 공백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청와대가 사실상 반대 입장을 취할 경우 후속 방안을 두고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법관후보자추천위원회를 다시 꾸려 원점에서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조 대법원장은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한변호사협회 주최로 열린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축사에서 “사법제도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국가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통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의 지배’라는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면서 “법원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법권을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행사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사법제도의 변화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다양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법조계와 긴밀히 소통해 사법제도가 오직 국민을 위해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를 두고 법원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정욱도(사법연수원 31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다시 이번 대법관 임명 제청을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번 제청에 대한 비판은 지나치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법률가 중 직업적 양심을 걸고 이번 제청이 위헌 또는 위법이라고 단정할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임명권자와 협의한 뒤 그 의지를 수용해야 한다’는 내적 한계가 있을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만약 그렇다면 어느 정권 하에서든 대법원장의 제청이란 대통령의 임명 의중에 대한 사전 공표에 불과하고, 헌법 조문이 명시적으로 요청하는 ‘3부의 관여’는 ‘2부의 관여’로 새롭게 해석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송승용(29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같은날 코트넷에 ‘대법관 제청 거부 또는 재제청 요구는 가능한가’라는 글을 올리고 “이번 제청은 형식이 서면인지, 장소가 대면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기와 내용면에서 부적절한 제청”이라면서 “제청이 미뤄지면서 대법관 임명을 못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대법원장은 왜 그런 공백을 초래했는지에 관해서 먼저 설명하고 유감표명을 하는 것에서 시작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송 부장판사는 이어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내 할일만 하겠다는 자세는 책임있는 자세나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기존의 관례가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존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약 7개월 간 제청이 지연돼 대법관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이 무리하게 서면 제청을 밀어붙인 것 자체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취지다.

향후 절차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경지법의 부장판사는 “대통령의 임명권은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후보자에 대한 의견이 다르면 반려할 수 있다”면서도 “만약 특정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하도록 요구한다면 이는 임명권 행사를 넘어서는 제청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부장판사는 “헌법상 명시된 다음 규정이 없기 때문에 명백히 어떻게 해야할지 답을 아는 사람은 없다”면서 “김병화 후보자 낙마 사태 당시 후보추천위원회를 재구성했던 전례가 있으니 유사한 과거 사례를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대법원장이 제청권을 행사했고, 그에 대해서 청와대 결정을 기다리는 입장”이라고만 말했다.

김희리·서진솔 기자
세줄 요약
  •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으로 법원 내부 의견 분열
  • 제청 비판 과하다는 주장과 공백 유감 선행론 대립
  • 청와대 반대 시 재추천·추천위 재구성 가능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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