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원하는 핵잠수함, 한국이 만들까…“한화, 1조 7000억 걸었다” [밀리터리+]

송현서 기자
수정 2026-08-12 14:00
입력 2026-08-12 14:00
-한화 “오스탈 USA 지분 100% 인수전 시작”
-필리조선소 이어 오스탈USA 확보한다면…
-트럼프 “한국은 우리와 선박 건조 협력 중”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USA’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11일 오스탈 측에 미국 사업부 인수를 위한 예비적·비구속적 제안을 전달했다. 사업 법인과 운영자산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제시한 기업가치는 10억 5000만~12억 달러(약 1조 5000억~1조7000억원) 수준이다.
오스탈USA는 앨라배마주 모빌에 본사를 둔 조선업체로 미국 해군과 해안경비대용 함정을 전문적으로 건조해 왔다. 수주 잔고는 100억 달러(약 14조 1000억원) 규모이며, 미 해군에 연안전투함(LCS) 19척, 신속기동수송함(EPF) 15척 등 34척을 인도한 핵심 공급사로 꼽힌다.
특히 오스탈USA는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에 잠수함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생산된 모듈은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추진잠수함과 컬럼비아급 전략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사용된다.
따라서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미 해군 핵잠수함 공급망의 진입 장벽을 뛰어넘을 ‘무기’를 갖게 된다. 실제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화가 오스탈USA 조선소를 통해 미국의 가장 민감한 해군 프로그램을 포함한 주요 국방 계약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리조선소 이어 오스탈USA 인수하면 벌어질 일한화는 2024년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시설을 현대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어 남부 앨라배마 거점까지 확보해 미국 내 복수 생산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군함 시장 진출의 걸림돌로 지목됐던 현지 건조 실적 한계를 일시에 해소할 기회로 해석된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해군 예산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전투함 구매에 쓰지 못하도록 한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과시켰다. 언급된 전투함에는 구축함과 호위함 같은 전투함뿐 아니라 전투지원함과 군수지원함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해군의 전투함과 비(非) 전투 지원함 각각 2척을 해외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행정부 정책입장서’(SAP)를 의회에 전달했다.
미 군함의 해외 건조를 반대하는 의회가 백악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화가 오스탈USA 인수에 성공한다면 미국 군함의 해외 건조 문제를 사실상 우회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해외 조선소에서 미군 함정을 건조할 경우 적용되는 법적 제한을 피하는 동시에, 미국 내에서 직접 함정을 건조하고 미 해군 조달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질 수 있다. 이는 한화가 단순히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미국 내 복수의 조선소를 기반으로 미 군함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한화의 필리조선소는 지난 1년간 미국 정부가 발주한 미사일 추적함 건조 사업을 수주했으며, 해군 작전 과정에서 연료와 장비를 공급하는 군수지원함 설계 사업도 따낸 상황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함의 해외 건조 구상과 관련해 한국을 언급하며 “한국은 우리와 선박 건조에 있어 협력하고 있다. 지역 밖에서 만들어진 일부 선박도 구매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규제 승인 절차 등 숙제 남아한화의 오스탈USA 인수 거래는 약 4주간의 현지 실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방첩안보국(DCSA) 등 현지 당국의 규제 승인 절차도 넘어야 한다.
한화디펜스USA의 제임스 휴잇 대변인은 “한화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에 기여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미국 내 사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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