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보다 독한 이란…“美선박, 호르무즈 통행 원천 금지” 협상 초안 충격 [핫이슈]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6-08-07 11:13
입력 2026-08-07 11:13
이미지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AI 생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AI 생성 이미지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내놓은 협상안 초안이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통행 자체를 원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알려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통행료 수준을 훨씬 넘어선 강경한 안이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6일(현지시간) 외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오만이 마련 중인 초안이 미국·이스라엘 등 ‘적대국’ 선박의 통행을 금지하고 이들이 해협을 이용하려면 별도 보상금까지 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초안에는 이스라엘 관련 화물 전면 금지, 보험·환경 비용을 포괄하는 수수료 체계, 해협 진입에 대한 이란의 관리 권한 등이 담겼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이란 의회 상임위가 미국·이스라엘 등 ‘적대’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는 예비 법안을 검토 중”이라며 “법안은 위반 선박에 화물 가액 최대 20%의 벌금을 물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한 이란 의원은 해당 법안이 아직 전문가 검토 단계에 있다고 밝혀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날 로이터는 이란 측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은 선박 화물 가격의 5~7% 사이의 통행료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오만은 3% 안팎의 통행료를 논의 중이지만 미국은 통행료를 내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화물에 가액의 20%를 ‘안전 비용’으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가 중동 국가 등의 반발을 받고 하루 만에 철회한 바 있다.

미 행정부 강한 반발, 사실상 호르무즈 내주나미국은 이 같은 초안에 강하게 반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어떤 임시 항로든 승인·허가나 통행료·요금 부과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란과 오만이 해협을 향후 60일 동안 ‘임시 무료’로 재개방하는 방안에 거의 합의했으며 미국도 여기에 호응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쪽에 진입 항로, 오만 쪽에 진출 항로를 신설하는 합의안 초안에 양국이 합의했고 미국과도 이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역시 “60일 동안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재개하는 방향”이라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가 60일간 한시적으로 ‘무료 개방’된다 하더라도 미국이 이란에 해협 통제권을 넘겨준 것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확대
2026년 5월 4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들. 로이터 연합뉴스
2026년 5월 4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들. 로이터 연합뉴스


현재 미국은 표면적으로 국제 수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통제할 수 없으며 통행료 부과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이란은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현재까지 호르무즈 통제권을 단 한 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다. ‘임시 무료’ 개방이 끝난 뒤에도 통행료를 부과한다는 입장 역시 동일하다.

‘이란의 통제권’이 명시된 이란과 오만의 합의문과 관련해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합의안은 통항권과 관련해 이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전쟁 이전에는 이란이 확보하지 못했던 수준의 통제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소식통은 로이터에 “어떤 형태로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하는 양보는 이미 이뤄졌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합의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전쟁이 이란 정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지역 세력 균형을 크게 변화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쟁 이전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모든 선박에 자유롭게 개방되어 있었고 통행료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협상 관련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이번 이란 측 초안이 미국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담고 있는 만큼, 최종 합의까지는 추가 조율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이란 전쟁 조만간 끝날 것, 무기도 충분”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전쟁이 곧 끝날 것으로 본다. 오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협상에 관여하고 있으며 조만간 종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둘러싼 이란과 오만의 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지 확대
훈련 중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미 육군 아파치 헬리콥터. 미 육군 제공
훈련 중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미 육군 아파치 헬리콥터. 미 육군 제공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요격미사일 재고 부족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아주 강력한 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실상 무제한 공급이 가능하다”며 “말 그대로 막대한 규모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이후 무기 재고가 바닥을 보이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공개 질타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캠프데이비드 내각 회의에서 헤그세스 장관에게 ‘무기 재고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재고 관련해 왜 잘못된 보고가 올라왔는지에 대해 헤그세스 장관을 질책했다. 그러자 헤그세스 장관은 해당 문제의 책임을 스티븐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에게 돌렸다.

사실상 책임이 위에서 아래로 전가되는 모습이 연출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을 질책했고, 헤그세스 장관은 다시 부장관에게 책임을 돌리면서 정작 누구도 직접적인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 션 파넬 국방부 수석 대변인은 “헤그세스 장관은 탄약 태세에 대해 누구도 오도하지 않았으며, 파인버그 부장관에게 책임을 전가하지도 않았다”며 “비축량 고갈, 내부 이견, 장관의 이란 관련 입장에 대한 이러한 주장은 모두 허구”라고 반박했다.

송현서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