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가 때렸다더니…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드론, 이라크서 날아와”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7-28 09:30
입력 2026-07-28 09:30

사우디 “친이란 민병대 드론 다수 요격”…이라크에 재발 방지 촉구
하루 700만 배럴 처리 아브카이크 경미한 피해…보복전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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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 석유시설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EU 코페르니쿠스 센티널-2 위성에 포착됐다. 후티는 공격을 자처했지만 사우디는 이라크발 드론이라고 밝혔다. EU 코페르니쿠스 센티널-2·로이터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 석유시설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EU 코페르니쿠스 센티널-2 위성에 포착됐다. 후티는 공격을 자처했지만 사우디는 이라크발 드론이라고 밝혔다. EU 코페르니쿠스 센티널-2·로이터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격의 배후를 놓고 엇갈린 주장이 나왔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공격을 자처했지만, 사우디 정부는 드론이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의 거점에서 날아왔다고 지목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가 자국 석유시설을 향해 발사한 드론 여러 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이라크 당국에 “자국 영토가 공격의 발사 지점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들은 공격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 드론의 예멘 영공 침범에 대응해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발표가 엇갈리면서 실제 공격 주체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라크 총리실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는 보안 당국에 진상 조사를 지시하고, 이라크 영토를 우호국 공격을 위한 통로나 발사대로 사용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드론 최대 절반 이라크서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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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라크계 친이란 무장단체 리와 알갈리분이 공개한 이란제 카세프-2K 자폭드론. 최근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사용된 기체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이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2023년 이라크계 친이란 무장단체 리와 알갈리분이 공개한 이란제 카세프-2K 자폭드론. 최근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사용된 기체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이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사우디는 이란과 미국·이스라엘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이 사우디와 다른 걸프 국가들을 상대로 드론 공격을 반복했다고 보고 있다.

WSJ가 인용한 사우디 측 평가에 따르면 사우디를 겨냥한 드론 공격은 약 1000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최대 절반이 이라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격 대상에는 홍해 연안 얀부의 정유시설과 사우디 동부 지역 유전 등이 포함됐다. 사우디는 이에 맞서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거점을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 과정에서는 사우디 동부 아브카이크 원유 처리시설도 일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걸프 지역 당국자는 공격으로 아브카이크 시설에 경미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WSJ에 말했다.

유럽연합(EU)의 지구관측위성 센티널-2가 촬영한 영상에서도 시설 주변에서 불꽃과 연기가 포착됐다. 다만 사우디 정부는 공식 성명에서 아브카이크가 공격받았다고 직접 밝히지 않았다.

아브카이크는 원유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수출 가능한 상태로 안정화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처리시설이다. 하루 약 700만 배럴을 다룰 수 있어 사우디 원유 생산과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2019년에도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유전이 드론과 순항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당시 후티는 공격을 자처했으며, 사우디 원유 생산량은 한때 절반가량 급감했다.

호르무즈 피해 홍해로 돌렸지만 우회로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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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의 얀부 원유터미널. 사우디는 호르무즈해협을 피해 동부 유전의 원유를 이곳으로 운송해 수출해왔지만, 후티의 홍해 봉쇄 위협으로 우회로까지 압박받고 있다. 아람코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의 얀부 원유터미널. 사우디는 호르무즈해협을 피해 동부 유전의 원유를 이곳으로 운송해 수출해왔지만, 후티의 홍해 봉쇄 위협으로 우회로까지 압박받고 있다. 아람코


이번 공격은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피해 가동해온 원유 수출 우회망까지 압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란은 전쟁 발발 이후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사실상 차단했다. 사우디는 동부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송유관으로 서쪽 홍해 연안까지 운송한 뒤 수출 물량을 유지해왔다.

홍해로 나온 유조선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인도양과 아시아 시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후티는 지난주 사우디를 상대로 해상 봉쇄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한 뒤 사우디 선박을 잇달아 공격했다.

이 때문에 일부 원유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거나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가는 더 길고 비싼 항로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항로와 사우디 내륙 석유시설까지 동시에 위협받으면 사우디의 원유 수출 비용과 위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와 후티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사우디를 압박하고, 사우디가 이라크 내 무장세력에 보복할 경우 중동의 전선도 한층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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