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선언 사흘 만에 유조선 때렸다”…후티, 홍해 첫 공격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7-23 09:40
입력 2026-07-23 09:40

UKMTO “발사체 맞아 선내 화재”…현재 인명 피해 없어
후티 “봉쇄 위반한 유조선 2척 공격”…사우디 대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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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 지도자 압둘말리크 알후티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홍해에서 불타는 유조선 배경 위에 합성한 이미지. 후티는 사우디 해상 봉쇄 선언 사흘 만에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 생성형 AI 활용 제작.
예멘 후티 반군 지도자 압둘말리크 알후티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홍해에서 불타는 유조선 배경 위에 합성한 이미지. 후티는 사우디 해상 봉쇄 선언 사흘 만에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 생성형 AI 활용 제작.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지 사흘 만에 홍해에서 유조선이 발사체에 맞아 불이 났다. 후티는 봉쇄령을 어긴 사우디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 남서부 해안 도시 알슈카이크에서 남서쪽으로 약 70해리(약 130㎞) 떨어진 홍해에서 유조선 피격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UKMTO에 따르면 선장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사체가 선박을 강타해 선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승무원들은 자체적으로 진화 작업을 벌였으며 현재까지 인명 피해나 해양 오염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후티는 UKMTO 발표 직후 자신들이 ‘엔셀리아’호와 ‘라일라’호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두 선박이 후티가 선포한 대사우디 해상 봉쇄를 위반했기 때문에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주장이다.

선박 정보업체 자료를 보면 엔셀리아호는 2003년 건조된 사우디 국적 석유제품 운반선이며, 라일라호도 사우디 국적 원유 운반선이다. 다만 UKMTO가 확인한 피격 선박이 후티가 지목한 두 선박 중 어느 쪽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후티가 주장한 두 번째 선박의 피해 여부도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봉쇄 선언 사흘 만에 첫 선박 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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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 야히야 사리가 2026년 7월 20일(현지시간) 사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한 해상 봉쇄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후티는 봉쇄 선언 사흘 만에 홍해에서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나 EPA 연합뉴스
예멘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 야히야 사리가 2026년 7월 20일(현지시간) 사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한 해상 봉쇄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후티는 봉쇄 선언 사흘 만에 홍해에서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나 EPA 연합뉴스


후티는 지난 20일 “눈에는 눈”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사우디 선박을 대상으로 한 해상 봉쇄를 즉시 시행한다고 선언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후티 측 항만과 공항을 봉쇄하고 최근 사나 국제공항을 공격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후티가 사우디의 항행과 에너지 시설을 위협하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후티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번 사건은 봉쇄 선언 이후 처음으로 선박을 직접 타격한 사례가 된다.

후티는 앞서 사우디 항구로 향하는 선박과 해운업체에도 봉쇄 방침을 통보했다. 실제로 사우디산 원유를 싣고 중국과 인도로 향하던 유조선 3척은 지난 21일 예멘 앞바다를 통과하지 않고 홍해에서 방향을 돌려 수에즈운하 쪽으로 이동했다.

이번 공격으로 후티가 경고에 그치지 않고 실제 무력행사에 나섰다는 우려가 커졌다. 후티는 과거에도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자폭 드론, 무인수상정을 동원해 홍해와 아덴만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해왔다.

호르무즈 우회한 홍해 원유길까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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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29일 이라크 미나 알바크르 해상 원유터미널에서 유조선 ‘알브카이라’호가 수출용 원유 선적을 준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로 원유를 내보내더라도 후티의 해상 봉쇄가 이어지면 수송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 미 해군 제공
2003년 6월 29일 이라크 미나 알바크르 해상 원유터미널에서 유조선 ‘알브카이라’호가 수출용 원유 선적을 준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로 원유를 내보내더라도 후티의 해상 봉쇄가 이어지면 수송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 미 해군 제공


홍해의 불안은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차질을 피해 대체 수송로를 가동하는 사우디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

사우디는 동부 유전 지대에서 생산한 원유를 동서 횡단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운송할 수 있다. 이 노선은 페르시아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핵심 우회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의 대체 송유관을 활용하면 걸프 지역 원유 가운데 하루 약 350만∼550만 배럴을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수송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그러나 얀부항에서 출항한 선박이 아시아로 향하려면 홍해 남단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야 한다. 후티가 이 길목을 통제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실제 유조선까지 공격하면서 사우디의 호르무즈 우회 전략도 위협받게 됐다.

바브엘만데브 통항이 어려워지면 선박은 홍해를 북상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거나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야 한다. 항해 기간과 운송비가 늘어나고 보험료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유조선 피격과 후티의 공격 주장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후티의 추가 공격과 사우디의 군사적 대응 여부에 따라 홍해가 미국·이란 충돌의 새로운 전선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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