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기장은 지금 ‘깃발 숨바꼭질’ 중…월드컵서 벌어진 신경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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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하 기자
수정 2026-06-22 17:43
입력 2026-06-22 17:43

FIFA, 옛 팔레비 왕조 旗 반입금지 조치
종이·천 등에도 문양 새겨…단속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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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G조 벨기에-이란 경기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잉글우드에서 한 팬이 이란의 ‘사자와 태양’ 깃발을 들고 있다. 잉글우드 AFP 연합뉴스
22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G조 벨기에-이란 경기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잉글우드에서 한 팬이 이란의 ‘사자와 태양’ 깃발을 들고 있다. 잉글우드 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서 때아닌 ‘깃발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계 미국인 일부가 현재 이란 정권에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옛 팔레비 왕조의 깃발을 소지한 채 이란 축구대표팀 경기장에 입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다.

22일(한국시간) 미국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문제가 된 깃발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이란 팔레비 왕조가 사용했던 ‘사자와 태양’ 국기다. FIFA는 최근에 이 깃발을 경기장 내 반입 금지 물품으로 지정했다. 정치적·자극적·차별적 성격을 띤다는 이유에서다.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이란계 단체 ‘자유의 소리 연구소’는 “FIFA가 법이 보장하는 상징적·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FIFA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FIFA의 규제가 완벽하게 집행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깃발뿐 아니라 종이와 천 등에도 ‘사자와 태양’ 문양을 새겨 반입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6일 뉴질랜드와의 조별리그 G조 1차전 경기가 열린 로스앤젤레스(LA) 스타디움에서는 경기장 보안 요원이 ‘사자와 태양’ 국기를 들고 있던 20대 이란계 여성에게 다가가 제도의 허점을 귀띔하기도 했다. 규정상 깃발을 펼쳐서 ‘게시’(display)할 수는 없어도, 깃발을 망토처럼 두르면 의류로 간주돼 제재를 피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자와 태양’ 국기는 현재 이란 내부에서 벌어지는 정권 반대 운동과 맞물려 있다. 경기장에 현재 국기가 걸릴 때마다 이란계 팬들은 ‘사자와 태양’ 국기를 내걸기도 하고 있다.



이날 ‘사자와 태양’ 깃발을 들고 경기장을 찾은 한 이란계 미국인은 “이번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할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이 팀은 결국 정권의 팀”이라고 말했다.

정회하 수습기자
세줄 요약
  • 이란계 미국인, 옛 국기 들고 정권 반대 표출
  • FIFA, 정치적 상징 이유로 경기장 반입 금지
  • 법원도 FIFA 손 들어, 현장 우회 시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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