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 요약
- 투표용지 부족으로 참정권 침해 논란 확산
- 출구조사 뒤 늦은 투표, 공정성 문제 제기
- 개표소 앞 시민 집결과 재선거 요구 지속
텍스트를 넘어 생생한 영상으로 뉴스 그 너머의 진실을 기록합니다. ‘숏다큐’에서 현장의 숨소리부터 사건의 전말까지, 깊이 있는 시선으로 담아낸 오늘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4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
당연하게 믿어왔던 이 한 줄의 권리가 무너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최세향/40대/서울 송파구 거주 유권자(6월 3일)]
“투표 용지가 없어서 투표를 못 하고 있다. 기다려야지 (투표소에서) ‘방법이 없다’ 하고 있어요. 고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고요.”
[임승범/서울신문 기자(3일 현장 취재)]
“저희가 당일에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라는 얘기를 듣고 현장으로 바로 출동하게 됐습니다.”
[박지환/서울신문 기자(올림픽공원 취재)]
“제가 (집회 현장) 취재를 3일 동안 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는...”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서울신문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전말을 영상을 통해 기록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
투표사무원 : “투표 안 하시겠어요”
유권자1: “투표 안 하시겠어요?”
유권자2: “지금 (오후) 6시가 넘었잖아요”
시민들은 여느 선거 날처럼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투표 용지가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 것입니다.
[신호수/59세/서울 송파구 거주 유권자(지난 3일)]
“선관위 담당자는 없고 여기는 위촉받으신 분들만 계시는데. 5시 정도에 뒤늦게 50장이 왔으니까 50명만 먼저 투표를 받아주겠다 그래 갖고. 사람들이 반발을 했고 저희도 안 하고 지금까지 대기 중인 거죠.”
[임승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장례가 굉장히 소란스러웠고.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이제 가까이 다가가 보니까 그 유권자분들 송파 투표소 인근에 이제 거주하고 계신 시민분들이 투표를 못 하고 계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에 선거를 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방송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였습니다.
[권모씨/53세/서울 송파구 거주 유권자(지난 3일)]
“제일 황당한 건 이거잖아요. 지금 출구조사 끝났어요 이미. 발표해 버렸어요. 출구조사 발표 결과를 보고 투표를 지금 해야 되는 상황이고. 이거는 투표 원칙에 위배되는 상황이죠.”
[이재묵/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선거 사무는 행정사무나 행정 효율성의 논리로 볼 게 아니라 참정권의 최대한 보장이라는 원칙에 입각해서 해야 되잖아요. 투표율은 일단은 100%라고 생각을 했어야 되는 거잖아요 사실. 그냥 사전투표한 인원 빼고 50%만 (인쇄)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줬다면서요. 근데 사실은 우리가 (유권자가) 얼마가 올 줄 어떻게 알아요? 그런 점에서 어떻게 보면 (선거관리위원회가) 되게 큰 걸 놓쳤다는 생각이 들고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그날 밤. 시민들은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지만, 선관위는 모든 개표를 마쳐야 당선인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아침 8시. 경찰은 기동대 10개 부대를 투입했고 모여 있던 시민들의 해산을 명령했습니다.
결국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강제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시민이 다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시민들이 투표함을 가로막은 지 35시간 만에 투표함은 송파개표소로 이송됐습니다.
투표용지 부족 논란은 이제 개표 과정 전체에 대한 불신과 관심으로 번졌습니다.
핸드볼 경기장 내부에서 개표 작업이 시작되자,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며 분노한 시민들이 하나둘씩 이송 현장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은 직접 제작한 태극기와 손글씨 피켓을 들고 재선거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송파 개표소 안에는 개표를 마친 투표함 380여 개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인근 선관위로 이송돼야 하는 상황이지만, 시민들이 입구를 봉쇄하면서 이송 작업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일촉즉발의 충돌이 우려됐던 순간. 다행히 현장에서는 평화롭고 정돈된 분위기로 가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박지환]
“제가 취재를 3일 동안 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 중에 하나는 경찰과의 관계였어요. 사실은 이 사태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확장된 원인 중의 하나가 경찰과의 대치, 그리고 경찰과의 충돌이 원인이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둘의 사이가 상당히 격양될 수밖에 없고 마찰이 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어느덧 기자 생활을 15년 정도 하다 보니까 집회를 상당히 많이 가봤어요. 교대를 하는데 이런 정도는 처음인 것 같아요. 경찰이 이제 교대를 하고 나오니까 이제 시민들이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박수 쳐주고 ‘어 이런 게 있었나’ ‘어떻게 잘 풀어냈네’라고 하는 게 상당히 좀 인상이 깊었고요.”
개표소 앞 시위는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계속됐습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개표소 앞을 지키는 시민들부터 현장에 오지 못하더라도 음식과 음료를 배달하며 응원의 마음을 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박지환]
“새로운 집회 문화의 탄생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이 현장으로 뭔가 계속 배달을 시켜주시는 거예요.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과자만 따로 쌓아 놓고, 음료수 같은 것도 이제 이렇게 테이블 위에 올려놔서 누구나 가져갈 수 있게끔. 김밥 같은 것도 이렇게 갖다 놓고. 보통 집회가 사실은 깨끗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제가 늘 아침 일찍 새벽쯤에 현장을 갔는데, 거기서 아침에 쓰레기를 주우시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2030의 이런 질서나 시위문화 수준이 정말 많이 올라왔구나라는 걸 좀 많이 느꼈죠.”
한 개발자는 시민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직접 코딩으로 ‘혼잡도 지도’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노마드준/테크 인플루언서]
“시민들이 평화롭게 운동할 수 있도록 이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주말이 되자 더 많은 시민들이 이곳 올림픽 공원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나 2030 젊은 청년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강주영/27/인천광역시 거주]
“친구들도 점점 관심을 많이 갖게 되고 주위 사람들이 많이 분노하는 게 체감될 정도로 지금 완전 뜨겁습니다.”
[이재묵]
“2030 세대가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안착된 이후에 태어난 그 유권자들이기 때문에, 이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참정권이 침해받았다고 생각하면 화가 날 수밖에 없고 하기 때문에 아마 거리로 나온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들은 아직도 연신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획·편집 김종선;그래픽 송유진;영상 박지환 손진호 김형우 임승범 김세렴 고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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