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흘째 울려 퍼진 “재선거”… 잠실 개표소 앞 떠나지 않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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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혁 기자
유승혁 기자
수정 2026-06-07 14:57
입력 2026-06-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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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물결 속 “재선거”… 올림픽공원 뒤덮은 함성
20대 17.9%·30대 23.1%… 시위 현장 찾은 2030
생수 나르고 쓰레기 치우고… 현장 자발적 봉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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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승혁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승혁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주변. 경기장 일대는 태극기 물결로 뒤덮였다. 태극기와 ‘재선거’ 팻말을 든 시민들이 출입구마다 자리를 잡고 “재선거”를 외쳤다.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구호에 맞춰 태극기가 일제히 흔들렸고, 손수 그린 태극기를 머리 위로 들어 보이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개표소의 모든 출입구를 나눠 지키며 투표함 반출 여부를 주시했다. 출입구 앞마다 수십명씩 모여 서 있었고, 곳곳에서 “재선거하라”는 외침이 끊이지 않았다. 경기장 내부에는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옮겨져 개표를 마친 투표함과 보안 직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20~30명은 전날 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선관위는 이에 대한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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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매표소 부스에 재선거를 요구하는 문구 등이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매표소 부스에 재선거를 요구하는 문구 등이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현장에서는 젊은 층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참가자 절반가량이 20·30대로 보였다.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구호를 외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올림픽공원 실시간 인구는 1만 2000~1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대는 17.9%, 30대는 23.1%로 두 연령대가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유모차를 끌고 오는 등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경기장 외벽에는 시민들이 직접 적은 종이들이 빼곡하게 붙었다.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라’, ‘재선거 실시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바람에 펄럭였다. 그 옆에서는 10대 학생들, 20~30대 청년들이 바닥에 쪼그려 앉아 또 다른 손팻말을 만들고 있었다.

송파구 주민이라고 밝힌 오모(39)씨는 “참정권이 침해됐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단 한 명이라도 투표하지 못한 사람이 생겼다면 공정성이 훼손된 것”이라며 “뉴스로만 보다가 화가 나 직접 나왔다”고 밝혔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김모(26)씨도 “투표용지가 부족해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결국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왔다”며 “참정권 침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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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이날 현장에서는 벤츠 승용차 한 대가 즉석 ‘메시지 보드’로 변신하기도 했다. 차주는 차량 지붕 위에 ‘마커와 티슈 준비했습니다. 한 말씀씩 적어 주세요’라고 적힌 안내문과 펜이 담긴 상자를 올려뒀다. 참가자들은 검은색 차체 위에 ‘재선거하라’, ‘자유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등의 문구를 빼곡하게 적어 내려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량은 시민들의 메시지로 가득 채워졌다.

올림픽공원 일대에는 시민들이 두고 간 음료와 간식 상자가 줄지어 놓였다. 생수와 음료를 나르는 사람들,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들, 길을 안내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사진은 이쪽에서 찍어 달라”, “통행하는 사람이 있으니 선 안으로 들어가 달라”고 외치며 현장 정리에 나섰다.

한편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올림픽공원에서는 전날부터 이틀간 하이브가 주최한 ‘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과 시위 참가자들이 같은 공간에 뒤섞이면서 오후 들어 공원 일대는 더욱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혁 기자
세줄 요약
  •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사흘째 지속
  •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과 재선거 요구
  • 청년·가족 참가자 늘며 현장 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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