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네거티브에 정책 실종… 냉철한 유권자 선택 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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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6-03 02:26
입력 2026-06-0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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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대결 속 정책 공약 검증 부실
투표 주권으로 유권자의 힘 발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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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노원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중랑구 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투표지분류기 최종 모의시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홍윤기 기자
2일 서울 노원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중랑구 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투표지분류기 최종 모의시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홍윤기 기자


어제 선거운동을 마감한 6·3지방선거는 아쉬움이 크다. 진영 대결과 네거티브 선거전에 묻혀 후보의 됨됨이와 정책·공약이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다. ‘깜깜이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세력 청산과 이재명 대통령 국정지원론을 내세워 공세를 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여권의 조작기소 특검법과 이 대통령 공소취소 논란 등을 부각하며 독선·독주 정권 심판론으로 맞불을 놨다. 이 과정에서 여야 없이 진영 대결을 자극했다.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등 안전문제나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와 같은 혐오 문제까지 정쟁화했다. 과열된 상호비방과 고소고발전이 막판까지 이어졌다. 민주당 김부겸·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정도만 예외였다. 과도한 정쟁이나 인신공격은 하지 않기로 한 ‘네거티브 제로’ 약속을 비교적 끝까지 지켰다. 상식적인 장면이 특별하게 주목받은 셈이다.

6개 시도에서 반도체 공장 유치 공약을 내걸었고, 자신이 내놓은 공약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후보도 있었다. 부실하게 급조된 날림공약은 곳곳에서 목격됐다.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퍼주기 공약도 난무해 유권자의 불신을 더 깊게 했다.

무엇보다 교육감 선거는 무용론이 절로 나올 상황이었다. 정당공천이 배제돼 있는데도 후보들은 진보·보수 진영 대결에 대놓고 편승했다. 누가 누군지도 모를 오리무중 선거판이 되고 말았다.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대안보다는 교육 바우처, 무상 영어교육, 체험학습비 지원 등 현금성 공약을 남발했다. 아이들 볼까 겁나는 교육감 직선제는 이번 선거로 끝내야 한다.

오늘 본투표가 끝나면 480조 1000억원의 재정과 31만 3924명의 지방공무원을 관할하는 4227명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가려진다. 선거 비용만도 관리비 4500억원에 후보에게 지급되는 보전액 3300억원 등 1조원이다.

투표의 결과는 당장 내 일상을 바꾼다. 일자리와 복지, 생활 쓰레기와 환경 등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이번 선거는 14개 국회의원 재보선까지 맞물렸다. 집권 1년을 넘기는 이재명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과 여야 내부의 권력 재편에까지 진폭이 이어질 수 있다.

한 표의 무거운 의미를 새기고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냉소만으로는 무엇도 바꿀 수 없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 차선이 없으면 차악이라도 가려내야 한다. 투표소로 향하기 전 선거공보물의 공약들을 한 번이라도 더 살펴보자. 그것이 유권자의 무서운 힘을 보여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2026-06-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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