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 선배 울리기 너무나 쉬웠어요” “쉬는 날 밤부터 다음 무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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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수정 2026-06-02 00:33
입력 2026-06-0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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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바냐 삼촌’ 마친 이서진·고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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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바냐 삼촌’에서 바냐를 연기한 이서진(오른쪽)은 “계속 뭔가 만들어가는 과정이 굉장히 매력적”이라면서도 무대 위 연기에 대해 “20분짜리 극이면 딱 좋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소냐로 무대에 오른 고아성(왼쪽)은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희망을 찾아가는 소냐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돌이켰다. LG아트센터 제공
연극 ‘바냐 삼촌’에서 바냐를 연기한 이서진(오른쪽)은 “계속 뭔가 만들어가는 과정이 굉장히 매력적”이라면서도 무대 위 연기에 대해 “20분짜리 극이면 딱 좋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소냐로 무대에 오른 고아성(왼쪽)은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희망을 찾아가는 소냐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돌이켰다.
LG아트센터 제공


“학생 때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등교가 걱정되듯, 하루 쉬는 월요일 밤부터 다음 무대가 걱정된다”던 배우 이서진(55)은 31일 ‘바냐 삼촌’의 마지막 공연을 마친 뒤 “아쉬우면서도 홀가분하다”고 했다. “하루하루 관객과 호흡하며 작품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던 고아성(34)은 “연극의 매력을 느낀 여정이었다”며 무대의 의미를 돌아봤다.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에서 한 달간 이어진 연극 ‘바냐 삼촌’(손상규 연출)은 두 배우의 첫 연극 무대로 시선을 모았다. 안톤 체호프의 고전 ‘바냐 아저씨’에 담긴 130여년 전 러시아 변혁기의 권태와 허무를 속도감 있게 풀어내면서도 원전의 주제인 희망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여기에 이서진 특유의 ‘무심한 듯하지만 할 건 하는’ 모습, 고아성의 잔잔하면서 단단한 연기가 무대를 채우면서 호평이 이어졌다.

공연이 한창이던 무렵 만난 이서진은 “공연이 시작되면 긴장이 풀린다던데 저에겐 해당되지 않더라. 평생 이렇게 긴장하고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연극 제안을 거듭 고사했던 그는 손 연출과의 미팅 한 번에 출연을 결심한 일을 떠올리면서 “연극에 미친 사람이구나 했다. 이런 사람이면 잘하겠다 생각했다”며 웃었다. 권위적인 세레브랴코프 교수, 매력적인 여인 엘레나, 앞뒤가 다른 의사 아스트로프 등 모두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고전의 현재성도 깨달았다.

공연이 거듭되며 새롭게 와닿은 대사도 있다. 떠나는 교수에게 “모든 게 그 전으로 돌아가는 거예요”라는 말이다. “‘그 전’이라는 게 보잘것없는 삶에 대한 회의감일 수도, 이런 소동이 없던 평안일 수도 있겠더라”는 그는 “그 대사가 굉장히 많은 걸 담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부연했다.

●고아성 “꿈 포기한 막막함이 와닿아”

함께 만난 고아성은 “하지만 어쩌겠어요, 또 살아가야죠”라는 소냐의 마지막 독백을 무대에 선 이유라고 했다. 아버지는 떠났고 짝사랑도 이루지 못한 소냐에 대해 “누구보다 위로받아야 할 사람인데 자꾸 누군가를 위로하려 한다”면서 “진심으로 상대 배우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서진 선배를 울리는 게 저만의 목표였다”면서 “생각보다 눈물이 너무 쉬워서 매일 뿌듯했다”고 키득댔다. ‘난 내 자신하고도 화해가 안 돼’라는 바냐의 대사가 가장 마음에 박힌다며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한 채 살아가는 막막함이 와닿았다”고 풀이했다.

●이서진 “처음이자 마지막 연극”

연극 출연에 대해 이서진은 “처음이자 마지막”, “박수 칠 때 떠나야 한다”는 줄곧 ‘끝’을 예고했고, 고아성은 “또 하고 싶다는 판단이 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열린 마음을 보였다. 마지막 무대 뒤 두 사람은 “함께한 배우들과 제작진 덕에 첫 연극 무대를 잘 마쳤다”(이서진), “전 회차 객석을 꽉 채워준 관객을 보면서 더 기쁘게 마무리했다”(고아성)며 감사를 전했다. 22회차 공연을 원 캐스트로 끌고 간 ‘바냐 삼촌’은 평균 객석 점유율 85%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받았다.

최여경 선임기자
세줄 요약
  • 이서진·고아성, 첫 연극 ‘바냐 삼촌’ 마무리
  • 체호프 고전의 현재성 살린 무대 호평
  • 관객 호응 속 평균 객석 점유율 85% 기록
2026-06-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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