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예수의 탑’… 가우디의 꿈, 144년 만에 우뚝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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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수정 2026-05-28 00:42
입력 2026-05-27 18:26

스페인 사그라다 성당 주탑 준공
서거 100주년… 새달 10일 축복식
172.5m로 세계서 가장 높은 첨탑
최종 완공은 2030년대 중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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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전경. 성당 측이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공개한 지난 21일 촬영한 것이다. 성당 최상단에 높이 17m, 폭 13.5m의 흰색 십자가가 보인다. AFP 연합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전경. 성당 측이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공개한 지난 21일 촬영한 것이다. 성당 최상단에 높이 17m, 폭 13.5m의 흰색 십자가가 보인다.
AFP 연합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중앙 주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이 준공됐다. 성당 건축을 위해 첫 삽을 뜬 지 144년 만의 일로, 다음 달 10일 공식 기념식과 축복식을 갖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27일 “이 성당을 설계한 안토니오 가우디 서거 100주기인 6월 10일에 맞춰 교황 레오 14세가 주재하는 준공 기념 축복식이 거행된다”며 “140여 년 에 걸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건립 역사상 가장 뜻깊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한국 홍보대행사를 통해 밝혔다.

흔히 ‘가우디 성당’이라 불리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총 18개의 탑으로 구성된 성당이다. 각 탑은 성경 속 인물들을 상징한다. 12개는 예수의 열두 사도를, 4개는 마태오·마르코·루카·요한 등 네 명의 복음서 저자를, 1개는 성모 마리아를 표현한다. 그리고 가장 중심에, 가장 높이 솟은 탑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주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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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예수 그리스도의 탑’ 모습. 이 탑이 설치되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외부 공사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누리집
완성된 ‘예수 그리스도의 탑’ 모습. 이 탑이 설치되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외부 공사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누리집


탑의 높이는 172.5m로 세계 성당 가운데 가장 높다. 공식 기념식 이후엔 현재 최고 높이의 첨탑 기록을 갖고 있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울름 대성당(161.53m)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 첨탑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생전의 가우디는 이 탑의 높이를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173m)보다 낮게 설계했다고 한다. 인간의 건축물은 자연을 넘어서선 안 된다는 그의 신념이 담긴 설계였다. 가우디 자신은 1926년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전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그가 사망할 당시 성당은 겨우 25% 정도만 지어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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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당 건축의 화룡점정이라 할 주탑 최상부를 앉히는 장면. GEOCM 제공
이 성당 건축의 화룡점정이라 할 주탑 최상부를 앉히는 장면.
GEOCM 제공


예수 그리스도의 탑 공사는 2018년 10월 첫 구조 패널 설치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이후 네 명의 복음사가(福音史家) 탑들이 차례로 완공되며 중앙 탑 공사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그리고 지난 2월 20일 탑 정상부에 최종 십자가 구조물이 안착했다. 현재 탑 내부에 조형물 ‘하느님의 어린양’이 설치됐으며, 엘리베이터 작업과 크레인 지지 구조물 철거 등 마무리 공정이 진행 중이다.

축복식은 당일 오전 10시, 성당 지하 납골당에 안장된 가우디 묘역 헌화식으로 시작된다. 이어 오후 7시 30분에 교황 레오 14세가 주재하는 장엄 미사가 거행된다. 교황은 미사 뒤 성당 외부로 이동해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공식 축복할 예정이다. 144년 전 첫 삽을 뜬 한 건축가의 꿈이 자신의 기일에 맞춰 실현되는 장엄한 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엄 미사에는 스페인 국왕 부부와 총리 등 4000명의 초청 인사가 참석한다. 성당 외부의 ‘탄생의 파사드’에는 일반 관람객을 위한 별도 구역이 조성된다. 이 구역 입장권 4000장은 별도로 판매된다. 행사 장면은 성당 외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공식 TV 중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번 행사는 핵심 구조물 공사가 마무리된 이른바 ‘기술적 완공’을 기념하는 자리다. 정교한 외관 장식과 내부 마감 공정 등을 고려하면 성당 전체를 아우르는 완공은 2030년대 중반쯤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사비에르 마르티네스 총괄 디렉터는 21일(현지 시간)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축복식은 카탈루냐를 넘어 인류의 자산인 가우디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원천 선임기자
세줄 요약
  • 예수 그리스도 탑 144년 만에 준공
  • 172.5m 세계 최고 성당 첨탑 기록
  • 가우디 서거 100주기 맞춰 축복식 예정
2026-05-2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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