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철거 사망’ 매년 두 자릿수… 해외선 발주·감리자 책임 촘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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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연 기자
손지연 기자
수정 2026-05-28 00:39
입력 2026-05-28 00:39

노후 건축물 느는데… 안전관리 구멍

2차 피해 가능성 큰 ‘고위험 작업’
학동 사고 후 ‘계획서’ 의무화 불구
아예 안 쓰거나 전문성 부족 많아
美, 엔지니어 자격·역할 명확하게
日, 위험 시 감리자 공사 중지 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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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 당일 운행중지 열차 안내문이 놓여 있다. 전날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여파로 KTX와 ITX 등 다수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역사 안에서는 승객들의 혼선이 이어졌다. 이지훈 기자
27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 당일 운행중지 열차 안내문이 놓여 있다. 전날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여파로 KTX와 ITX 등 다수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역사 안에서는 승객들의 혼선이 이어졌다.
이지훈 기자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붕괴 사고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해체·철거 공사의 안전관리 체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노후 건축물이 늘면서 해체 공사도 늘어나고 있지만, 안전관리 제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에 따르면 토목과 건축 분야 해체·철거공사에서는 해마다 200건 안팎의 사고가 발생했다. 연도별로 ▲2020년 243건 ▲2021년 194건 ▲2022년 207건 ▲2023년 231건 ▲2024년 261건 ▲지난해 248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지난 14일까지 51건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2020년 18명, 2021년 32명, 2022년 16명, 2023년 22명, 2024년 14명, 지난해 19명으로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해체·철거 공사는 일반 건설공사보다 위험성이 큰 고위험 작업으로 꼽힌다. 작업자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이나 보행자에게 2차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재난정보학회에 따르면 해체·철거 공사 사망률은 전체 건설업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 유형은 ▲추락(38%) ▲붕괴(31%) ▲낙하(18%) ▲협착(8%) 순이었다. 사고 원인은 기본적인 안전관리 부실에 집중됐다. 해체공사 시 재해 발생 원인으로는 작업계획서 부재(27%)가 가장 많았고 구조 안정성 검토 부족(24%), 안전감리 미이행(18%), 작업자 안전교육 미흡(15%)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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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광주 학동 붕괴 사고 이후 해체계획서 작성이 의무화됐지만, 구조 안정성 검토가 충분하지 않거나 작성 담당자의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에도 안전관리계획 수립 미흡으로 서울 한 주택재개발사업 해체 공사장에서 2층 벽체 등이 무너져 노동자 1명이 매몰돼 사망한 사례가 있다.

해외 주요국은 해체공사를 별도 고위험 작업으로 보고 발주자와 감리자의 책임을 더 촘촘히 둔다. 미국은 산업안전보건청(OSHA) 기준에 따라 구조 검토를 맡는 엔지니어의 자격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있다. 영국은 건설 설계·관리 규정(CDM)을 통해 발주자, 설계자, 시공자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안전계획을 함께 세운다. 일본은 해체 전 구조 안정성 심사를 엄격히 하고, 감리자에게 위험 상황 발견 시 공사를 즉시 중지시킬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한다.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 압박이 사고를 낳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함은구 을지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현장에서 이상 징후가 생겼을 때 사람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계측 장비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려면 결국 충분한 비용과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지연 기자
세줄 요약
  • 매년 200건 안팎 사고, 사망자 두 자릿수 지속
  • 작업계획서 부재·구조검토 부족 등 원인 집중
  • 해외는 발주자·감리자 책임과 중지권한 강화
2026-05-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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