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범죄경력 무풍지대’ 채용시스템 ‘구멍’

서미애 기자
수정 2026-04-26 16:19
입력 2026-04-26 16:18
공고문에 범죄 결격사유 명시하고도 검증 절차 전무
광주·전남 넘어 수도권도 동일…사실상 ‘보여주기 식’
“법적근거 없다” 해명불구에도 공공기관 신뢰도 추락
26일 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초까지 관내 지사에서 근무할 제설 기간제 근로자를 대거 채용했다. 당시 채용 공고문에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이 종료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집행유예 기간 만료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등 명확한 범죄 경력 결격 사유가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지역의 한 지사에서 근무했던 근로자가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재 없이 채용되어 근무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수도권도 마찬가지 이러한 ‘검증 공백’은 인천, 시흥, 군포, 화성, 파주 등 수도권 지역본부 역시 동일한 예규를 근거로 인원을 모집해온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전국적인 시스템 결함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측은 “현행법상 일반 직원의 범죄 경력을 직접 조회할 강제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임원에 대해서만 조회 근거를 명시하고 있을 뿐, 기간제 등 일반 직원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개인이 자신의 범죄 경력을 확인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함에도 공사는 지원자에게 해당 서류 제출조차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가 수사기관에 직접 조회할 권한이 없더라도 채용 대상자에게 직접 ‘범죄경력회보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받아 확인하는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관 차원의 직접 조회는 물론, 지원자를 통한 간접 확인 절차까지 모두 건너뛰면서 ‘검증 공백’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도로공사를 포함한 273개 공공기관은 범죄경력 등 결격사유를 관계기관을 통해 조회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법령상 근거가 없다”며 “형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개인에게 범죄경력회보서를 받는 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따로 검증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광주 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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