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로, 삶터로 향하는 발걸음마다 ‘교통비’라는 현실이 무겁게 자리잡고 있다. 매달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교통비는 특히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서민층과 취약계층에게 결코 가벼운 부담이 아니다. ‘모두의 카드’는 바로 이 무게를 경감하기 위해 출발했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수록 더 많이 돌려받는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원칙 하나를 붙들고서.
그 원칙이 통했다. 이용자는 꾸준히 늘어 마침내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숫자는 정부가 만들어 낸 수치가 아니다. 매일 아침 카드를 찍으며 출근하고, 버스를 기다리고, 지하철 손잡이를 잡으며 하루하루를 버텨 낸 500만 국민이 스스로 만든 숫자다. 500만은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약 1200만명 중 절반에 이른다. 도입 2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국민들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이 오랫동안 원했던 국가대표 교통카드라는 뜻일 것이다.
‘모두의 카드’의 강점은 무엇보다 넓은 적용 범위와 높은 혜택에 있다. 전국 어디서나 쓸 수 있고, 전철과 시내버스는 물론 광역버스, GTX, 민자철도까지 적용된다.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지방일수록 더 크고 두터운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은 지역 간 교통복지 격차를 줄이는 데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다자녀가구와 어르신 등 교통 취약계층을 특별히 배려하는 혜택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경제적 부담이 더 클수록, 이동이 더 절실할수록, 돌아오는 혜택도 더 두텁게 설계돼 있다. 대중교통 이용이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삶의 질을 지탱하는 사회 안전망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제도 곳곳에 녹아 있다.
특히 ‘모두의 카드’는 이번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반값 모두의 카드’를 추진함으로써 최근 중동 사태로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 드리고자 한다. 또한 출퇴근 시차시간에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해 대중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등 교통복지와 사회 문제를 해소하는 솔루션으로서의 역할로 진화하고 있다.
‘모두의 카드’는 중앙과 지방이 함께 만들어 가는 협력 모델이기도 하다. 여러 지방정부가 지역 실정에 맞는 혜택을 추가하면서, 중앙과 지방정부가 함께 국민의 교통비 부담을 나누는 구조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교통비 환급 정책을 넘어 국가와 지역이 함께 책임지는 교통복지의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물론 갈 길은 아직 남아 있다. 교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의 이용자를 위해 적용되는 교통수단을 확대하고, ‘모두의 카드’를 중심으로 유사한 기능화 혜택을 가진 카드들과의 연계·통합도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카드를 신청·등록·사용하는 과정에서의 편의성, 즉 이용자 관점에서의 편의 향상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다. 아직 ‘모두의 카드’를 모르는 국민들도 많은 만큼 홍보를 강화하는 것 역시 빠뜨릴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께 널리 알려지지 않으면 혜택은 닿지 않는다.
500만이라는 숫자가 의미 있는 것은 그 안에 국민의 신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신뢰에 보답하는 길은 하나다. 더 넓고 깊은 교통복지를 만드는 것. 더 많은 국민이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터와 삶터를 오갈 수 있도록 정책을 가다듬고 혜택을 넓혀 가는 것이다. 그 길 위에서 ‘모두의 카드’는 진정한 국대 교통카드로 완성될 것이다.
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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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2026-04-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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