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에 고함치고 불안 드러냈다”…‘자신만만’ 트럼프 어디 갔나
윤예림 기자
수정 2026-04-20 10:24
입력 2026-04-20 10:24
WSJ 보도…“‘트럼프 허세’ 뒤 두려움 있다”
“3월말부터 출구 모색…미군 실종에 불안감 극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해 점차 내면의 불안감을 표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 대한 공개적인 허세 뒤로 두려움과 씨름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전쟁 기간 주변에 노출한 충동적인 면모에 관한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참모진 등에 따르면, 전쟁 초반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아침 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엄청난 폭발 장면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면서 ‘미군의 군사력이 얼마나 인상적인지’ 언급하며 폭격 규모에 경외감을 드러냈다.
다만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란이 예상보다 빠르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주변 아랍 국가를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오른 탓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하기 전 참모진에 ‘해협이 닫히기 전에 이란이 항복할 것이며 이란이 그런 시도를 하더라도 미국이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취약성에 뒤늦게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에게 경제적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전쟁은 계속하겠다고 말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전쟁에 대한 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말부터다. 이란과의 회담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때부터 대이란 협상팀에 회담을 시작할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보좌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침 일찍부터 보내는 메시지에서부터 그가 전쟁을 대하는 상반되는 심경이 드러나자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최측근 참모들이 언론과의 즉흥 인터뷰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종전 전망에 대한 그의 모순적 메시지들이 여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제력을 상실한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그의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잘 드러났다고 WSJ는 지적했다.
그는 부활절이던 지난 5일 비속어를 섞어가며 호르무즈 해협을 열라고 위협하고 ‘알라에게 찬양을’이라는 문구로 이란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후폭풍을 우려한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7일 ‘문명 소멸’을 위협한 그의 게시글도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과 관련한 불안은 지난 3일 미군 전투기가 격추돼 조종사 2명이 실종됐을 때 극명하게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그는 미군 실종 소식을 듣고 몇 시간 동안 참모진에게 고함을 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자 참모들은 그의 조급함이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회의장 밖으로 그를 데리고 나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증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장기적으로 준비한 이란의 전략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드론 전술을 분석하며 현대전을 연구했다”며 “호르무즈 해협 상륙 작전을 저지하는 상황 같은 시나리오에 지휘관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연구했다”고 전했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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