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없는데도 주택연금 더 밀어붙이는 하나금융 왜[경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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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수정 2026-03-30 23:58
입력 2026-03-30 23:58

12억 초과·재건축 딱지도 대상
혁신금융 지정 돼 접기도 곤란

집을 팔지 않고도 매달 생활비를 받는 방법, 주택연금입니다. 그런데 민간 금융시장에서 사실상 팔리지 않는 상품을 한 금융그룹이 계속 밀고 있습니다. 하나금융 이야기입니다.

주택연금은 2007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공적 상품을 도입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신한은행 ‘미래설계 크레바스 주택연금대출’, KB국민은행 ‘KB골든라이프 주택연금론’ 등 민간 상품도 속속 등장했지만, 시장의 중심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점유율 약 99%가 공적 주택연금입니다. 가입자는 매년 1만 3000~1만 4000명씩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반면 민간 역모기지는 상황이 정반대입니다. A은행은 “고객이 거의 없다”고 하고, B은행은 “연간 10건 이하”라고 말합니다. 이유는 구조입니다. 공적 상품은 평생 지급이 기본이지만, 민간 상품은 만기가 있고 결국 상환해야 합니다. 노후 대비 상품인데 ‘빚’이 남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은 이 시장을 계속 키우고 있습니다. 하나은행과 하나생명이 함께 만든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은 2024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지난해 5월 출시됐습니다. 공시가격 12억원 이상 고가주택도 가입할 수 있고, 최근에는 재건축·재개발 단지까지 대상을 넓혔습니다.

하지만 출시 이후 실적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란 게 업계 중론입니다. “애초에 고객 설정이 틀렸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20년 누적치를 보면 실제 주택연금 가입자는 70대 초중반이고, 평균 주택 가격도 4억원 수준입니다. 결국 필요한 사람들은 대부분 공적 주택연금을 선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하나금융이 겨냥한 고가주택 보유자는 생각이 다릅니다. 집을 연금으로 바꾸기보다 집값 상승을 기다리거나, 주택을 줄여 현금을 확보한 뒤 공적 주택연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하나금융은 왜 이걸 계속 밀고 있을까요. 표면적으로는 공적 주택연금 사각지대를 겨냥한다지만, 내부적으로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만큼 쉽게 접기 어려운 구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박소연 기자
2026-03-31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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