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해임’ 외친 노조… “농협 본사 이전 안 돼” [경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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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수정 2026-03-26 00:27
입력 2026-03-26 00:27
“비리회장 강호동을 해임하라.”

25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섰습니다. 메시지는 거칠었습니다. ‘황금열쇠 수수, 당선 답례금 유용 의혹’까지 거론하며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농협법상 ‘개선’ 조치로 사실상 해임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은 한 방향만 향하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동시에 ‘본사 이전 논의 중단’도 요구했습니다. 회장 비위 문제는 강하게 문제 삼으면서도, 정치권에서 불붙은 ‘농협중앙회 본사 지방 이전’에는 선을 그은 겁니다.

왜 두 가지를 한 번에 꺼냈을까요. 최근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련 공약이 쏟아지고, 법 개정안까지 국회에 올라왔습니다. ‘말’이 아니라 ‘현실 검토 단계’로 넘어간 셈입니다. 현재로선 광주·전남권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농협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서울 서대문 일대에 중앙회와 금융 계열사를 모은 ‘농협타운’을 구축해 놓은 상태입니다. 농협금융이 약 9000억원을 들여 돈의문 D타워를 매입해 사옥 이전을 마쳤습니다. ‘이제 막 이사를 끝낸 집’인데 이런 상황에서 다시 이전을 추진하면 비용뿐 아니라 조직 운영 체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농협 점포의 약 70%가 지방에 있는 구조라 “본사까지 옮겨야 하느냐”는 내부 반발도 큽니다.

이런 가운데 농협이 내놓은 게 ‘개혁 카드’입니다. 이날 개혁위원회를 통해 중앙회장 출마 시 조합장 사퇴 의무화, 퇴직자 재취업 제한, 독립이사 확대 등 13개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다만 금융권에서 이번 개혁안은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보다는 내부를 정비하는 성격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강 회장을 둘러싼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책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고, 수사와 시민단체 고발까지 겹치며 압박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농협을 둘러싼 잡음은 언제쯤 잦아들까요.

박소연 기자
2026-03-26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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