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김소영, 구치소서 “엄마 밥 먹고 싶다”…“SNS 도용 피해” 제보도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3-22 09:59
입력 2026-03-22 09:59
모텔 약물 연쇄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소영(20)이 구치소 접견 자리에서 “여기 있는 게 무섭다. 무기징역 받을 것 같다”면서 “엄마 밥 먹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김소영이 저지른 모텔 살인 사건과 김소영의 행적 등을 다뤘다.
김소영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살인·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지난 10일 구속기소 됐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 3명 외에 약물 음료 피해자 3명을 더 확인해 김소영을 특수상해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김소영은 수사 단계에서 범행의 고의성을 부인하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경찰에서 진행한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에서 김소영은 40점 만점에 25점을 받아 사이코패스로 판정됐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으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김소영은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하고, (공식기록상) 전과라는 게 거의 없기 때문에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반사회적 측면에서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럼에도 김소영은 사이코패스 성향이 매우 높은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전과가 없어 반사회성 측면에서 점수가 없었는데도 ▲대인관계(상호작용 기피) ▲정서(죄책감 결여) ▲생활양식(충동성, 무책임성) 점수만으로 25점을 넘겼다는 것은 사이코패스 기준을 간신히 넘긴 것이 아닌 굉장히 심각한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녔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김소영의 성격 특성을 한 가지로 말하라고 하면 충동성이 핵심”이라며 “본인이 하고 싶은 것에만 충실하고, 충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특성이 상습 절도, 상습 거짓말에 영향을 미치고 일생 초기에 나타나 일생 전반을 지배한다. 이러한 충동성은 교육이나 훈육으로 잘 바뀌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이 확보한 김소영의 학창 시절에 대한 동창들의 증언은 이러한 분석과 맞닿아 있었다.
동창 A씨는 김소영이 출석 일수를 다 못 채워서 중학교 1학년을 다시 다녔고, 고2 때는 반 친구들의 고급 이어폰이나 비싼 화장품 등을 훔쳐서 중고거래 앱에 올렸다가 거래 장소에 선생님이 나가서 적발한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소영에게 무려 3년 동안 계정과 사진 등을 도용당한 피해자도 있었다. 이 제보자 B씨에 따르면 김소영은 고3 때부터 B씨와 B씨 친구들 사진을 도용했다. B씨는 “다른 사람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을 다 캡처해서 자기인 척 올리고 제 계정으로 너무 많은 연락을 보내고 다녀서 1년 가까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중학교 동창들의 사진을 도용해 잘생긴 남성들에게 말을 거는가 하면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에겐 욕설과 비방 댓글을 달고 다녔다고 한다.
김소영은 또 SNS상에서 자신의 이름을 ‘서아’에서 ‘예린’으로, 또 ‘주서희’ 등으로 바꿔 가며 활동했다고 한다.
B씨가 사진 도용을 지적하자 김소영은 “전 남자친구에게 복수 중이다. 조금만 사용을 하고 내리겠다”고 하더니 사진 도용을 당한 동창들을 모두 차단해 자신의 계정을 못 찾게 했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제작진은 김소영을 구치소에서 접견한 이가 전한 김소영의 현재 심경도 공개했다.
접견자에 따르면 김소영은 “여기 있는 게 무섭다. 무기징역 받을 것 같다.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엄마 못 볼 것 같아서 무섭다. 국선변호사도 사임했다고 하고, 변호사 쓸 돈도 없고 해서 엄마가 못해줄 테니 무섭다”고 말했다.
또 “엄마 밥 먹고 싶다. 여기 밥은 가끔 먹고 안 먹고 싶으면 안 먹고 그런다”고도 했다고 한다.
김소영은 억울함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영은 “얘기하자면 길다”면서 자신이 지난해 6월 모텔에서 유사강간 피해를 당해 신고하고 진술했는데 수사기관이 믿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왜 약물을 먹였냐는 질문에는 그저 “무서워서 재우려고 한 거고, 양이 늘어난 것은 그렇게 물어보니까 대답한 것뿐이지 가루약이라 용량을 몰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소영이 피해자들과 SNS로 나눈 대화를 살펴본 전문가는 김소영이 성범죄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환자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소영은 여러 피해자들과 약속을 잡는 과정에서 “(모텔) 방 잡아서 배달음식을 먹자”, “방 잡아서 놀자”라고 먼저 제안했다.
백종우 경희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는 “성범죄로 PTSD가 생기면 대체로 그럴 위험이 높아지는 공간에 노출된다거나 그런 대화를 회피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면서 “물론 일부는 PTSD가 생긴 다음에 자기 학대의 일종으로 성적인 관계를 반복하는 관계가 드물게는 있지만 그런 데서 보이는 감정적인 반응도 이 대화 속에서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소영의 첫 재판은 4월 9일 오후 3시 30분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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