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지경에도 ‘尹 절연’ 뜸들이는 국힘, 가망 있다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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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2-20 01:22
입력 2026-02-2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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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오는 3·1절 새 당명 발표를 앞두고 당명 개정 작업을 마무리 중인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간판에 기존 당명을 지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당명 개정이 완료되면 2020년 9월 출범 이후 제1 보수 정당으로 사용돼 온 ‘국민의힘’은 두 차례 총선 패배와 20대 대선 승리, 탄핵과 21대 대선 패배를 기록으로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오는 3·1절 새 당명 발표를 앞두고 당명 개정 작업을 마무리 중인 가운데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간판에 기존 당명을 지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당명 개정이 완료되면 2020년 9월 출범 이후 제1 보수 정당으로 사용돼 온 ‘국민의힘’은 두 차례 총선 패배와 20대 대선 승리, 탄핵과 21대 대선 패배를 기록으로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갈수록 난망해지고 있다. 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는 와중에 부동산 규제부터 행정통합까지 주요 정책 의제들은 여당이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사법개혁 법안에 필리버스터로 버텨 본들 무의미한 대응으로 비친다.

불법 비상계엄 이후 443일 만인 어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무기징역 선고가 내려졌다. 국민의힘이 계엄 세력과 단절하고 쇄신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고, 사법부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내란 가담 책임을 물어 중형을 선고했다.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과의 명시적 절연을 매듭짓지 못했다. 장동혁 대표는 “잘못된 과거와의 결별” 같은 우회적 표현만 반복하더니 이제는 “절연은 충분히 했고 전환이 중요하다”고 한다. 무슨 소리인지 모를 언어유희다.

이런 모습으로 당명을 바꾼다 한들 쇄신 동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 안팎의 근본적인 쇄신 없이는 재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국민의힘 지도부라고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내분으로 허우적거리며 진정한 변화는 뒷전이다. 이러니 안이한 당명 교체 작업만으로는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선고 직후 초·재선 중심의 소장파 의원 24명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촉구했지만 장 대표는 움직임이 없다.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말한 적 없는 장 대표는 무기징역 선고에조차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지경에도 강성 지지층을 뿌리치지 못해 미적거리는 것이다. 설 연휴 공개된 여론조사들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국민의힘을 지지하겠다는 답변보다 20% 포인트나 앞섰다. ‘윤 어게인’과 결별할 마지막 기회마저 놓치고 지방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을 우습게 본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2026-02-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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