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을 믿을 水 없다고?… 플라스틱 생수의 ‘불안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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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수정 2026-02-20 00:27
입력 2026-02-20 00:27

언보틀드
대니얼 재피 지음/김승진옮김
아를/556쪽/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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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의 시판 생수 속 나노 플라스틱 연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연구논문에서 생수 1ℓ에서 7종류의 플라스틱 입자 24만개가 나왔으며 이 가운데 미세 플라스틱보다도 작은 나노 플라스틱이 9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나노 플라스틱은 1㎛보다 작은 크기로 혈액과 간, 뇌에 침투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대니얼 재피 포틀랜드 주립대 교수가 10년이 넘는 집필 기간을 통해 출간한 ‘언보틀드’ 역시 이 문제에 주목한다. 그는 병입 생수가 나노 플라스틱 문제뿐 아니라 어떻게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갉아먹고, 인권과 미래를 빼앗아 가는지 추적한다.

소규모 소비자층의 사치재였던 병입 생수는 불과 40년 사이 어떻게 30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소비재가 됐을까. 저자는 이른바 ‘빅4’라 불리는 음료 기업(네슬레, 코카콜라, 펩시, 다논)이 전 세계적으로 병입 생수 사업을 급격하게 확장하면서 펼친 기만적 마케팅이 공공 상수도 운영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그는 병입 생수 산업이 기회주의적이고 기만적인 마케팅을 통해 대중에게 수돗물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을 심었고 결국 공공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 압력을 낮췄다고 강조한다. 결국 개선되지 못한 상수도 공급망이 깨끗한 물을 공급하지 못하고, 이는 다시 병입 생수 구매로 돌아서게 만드는 악순환을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물은 어떤 것과도 다르다. 모두가 물에 연결되어 있다”며 플라스틱병에 담겨 있는 것은 물뿐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병입 생수가 환경오염(플라스틱 쓰레기), 생태 위기(지역 담수 고갈), 기후 위기(잦은 가뭄)뿐 아니라 불평등(저개발, 저소득층의 식수 부족), 공공성 위기(예산 부족과 낙후된 수도 인프라), 자본주의(민영화, 상품화, 강탈에 의한 축적), 공중보건(수돗물보다 22배 많은 미세 플라스틱) 등 여러 문제가 교차하는 지점에 논쟁적으로 놓여 있음을 드러낸다.

지난해 6월 세계환경의 날에 맞춰 제주를 찾은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한국은 수도꼭지를 틀기만 해도 깨끗한 물이 나오는 환경을 가졌는데 왜 플라스틱 생수를 구매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연중에 수돗물에 대한 두려움을 퍼뜨리고 있는 물 관련 상품 광고들에 대해 무엇이 진실인지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윤수경 기자
2026-02-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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