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 데까지 간 고환율 처방… 눈 번쩍 뜨일 기업 친화 방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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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2-25 01:23
입력 2025-12-2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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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최지영(가운데)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국내 투자 및 외환 안정 세제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서학개미’를 대상으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신설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왼쪽은 박홍기 소득법인세정책관, 오른쪽은 변광욱 국제조세정책관.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최지영(가운데)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국내 투자 및 외환 안정 세제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서학개미’를 대상으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신설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왼쪽은 박홍기 소득법인세정책관, 오른쪽은 변광욱 국제조세정책관.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넘나들며 1500원에 육박하자 정부가 구두 개입과 함께 추가 대책을 내놨다. ‘서학개미’가 ‘동학개미’로 갈아타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투자를 유도해 어떻게든 달러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인데 이런 임기응변식 대응이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 써 볼 처방약이 없을 정도의 위기 국면이라면 규제 개혁을 통한 친기업 정책 등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특단의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외환당국은 어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3원 오른 1484.9원으로 출발하자 “지난 1~2주간의 대책이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 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놨다. 고강도 구두 개입과 함께 기획재정부는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20%를 한시적으로 비과세하는 방안 등을 담은 ‘국내 투자·외환 안정 세제 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개인투자자의 국내 투자 유도를 위한 세제 지원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전체 해외투자에서 개인 비중이 5년 전 수준보다 3배나 더 늘어난 30%를 웃도는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가 4000을 넘었지만 반도체 등 일부 수출 주력 기업에 투자가 편중돼 있다. 그나마 반도체도 주 52시간 근무 족쇄에 묶여 맹추격 중인 중국에 자동차·철강처럼 추월당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고환율에 고물가로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2.5포인트 떨어진 109.9로 비상계엄이 있던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물가와 소비심리까지 위협할 만큼 추락한 원화 가치를 높이려면 국내 투자 매력도를 제고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노란봉투법·중대재해처벌법·더 센 상법 등 반기업법이 아니라 기업 친화적 정책과 입법이라도 줄줄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등 돌린 투자자들의 시선을 국내로 유도할 수 있다.
2025-12-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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