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진수를 만나다…이념적으로 그려낸 생명
강경민 기자
수정 2022-02-17 10:42
입력 2022-02-17 10:42
남수정 개인전 ‘깊은 숨’ 서울갤러리에서 오는 25일까지
꽃은 예술가들에게 소재로써 널리 애용된다. 현대미술에서 단지 꽃에 대한 심미안을 작품의 소재나 주제로 삼는다면 평범하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 피사체를 확대하거나 시선 처리를 다르게 한다면 그 통념적인 꽃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할 수 있다고 봤다.
남 작가에게 선은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요소다. 선으로만 사물을 묘사함으로 사실적 입체를 거부하고 원근을 무시함으로 현실적 구체성을 거부한다. 식물 자체의 고유한 형태를 만들고 있는 무수히 많은 선의 구조물은 화폭 안에서 유기적으로 엮여 있다. 선은 식물의 줄기와 잎, 꽃, 그리고 암술과 수술 등 윤곽을 구획해 형태를 만들고, 우회하거나 모이는 등의 세밀한 곡선을 구현해 낸다. 잎맥이나 꽃잎에 나타나는 중복되는 곡선과 선의 방향은 다분히 작가의 주관적인 움직임을 통해 결정된다.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남 작가는 ‘선’과 ‘먹’에 심취했다. 작가에게 선이라는 개념은 어떤 사물의 윤곽을 드러내 주는 경계의 역할을 넘어 또 다른 새로운 발언을 할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다가왔다. 그런 남 작가의 작품은 한국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오랜 기간 다져진 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열며 남 작가는 “‘선’으로 사물을 표현하는 한국의 대표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며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아 ‘깊은 숨’을 내쉬며 잠깐의 휴식과 정서적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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