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미술관]9.무한놀이(Play of Infinity 201407)

박현갑 기자
수정 2021-07-26 10:22
입력 2021-07-23 18:58
고정관념은 접고, 열린 사고력은 펼쳐보자
뫼비우스의 띠는 어느 지점에서 이동하든 출발한 곳과 정반대의 면에 도달할 수 있고 계속 나아가면 처음의 위치로 돌아오는 무한대의 형태를 지닌다. 사물을 앞과 뒤, 안과 밖으로 구분하는 인간의 고정관념을 허무는 무한 공간이다.
이러한 무한공간의 개념을 시각화한 뫼비우스의 띠를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표현한 조각작품이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를 나오면 보이는 타워8 앞 인도변에는 8자 모양의 하얀색 조각물이 있다. 칼로 자른듯한 평면 구조물들이 맞닿아 묘한 입체감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사람이 보는 방향이나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자아내는 기하학적 착시현상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타원형 받침대에 꼭짓점 하나로 우뚝 선 모습은 신기롭다.
작가는 직선으로 된 뫼비우스의 띠를 밑그림으로 그린 뒤, 모조품을 만들어 이를 토대로 철공장에서 실제 작품으로 만들었다.
경북 선산이 고향인 박 작가는 나무가 열과 시간을 거쳐 숯으로 바뀌고 이 숯이 바람의 영향을 받아 흔들리는 모습을 공중에 매단 조형물로 표현한 숯과 바람의 설치작가로 유명세를 탔다. 숯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은 서울 신라호텔 등에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거울을 통해 빛이 일으키는 변화에 관심이 많아 빛을 활용한 작품 활동에 한창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서울 용산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빌딩 로비에는 이러한 빛을 소재로 한 작품이 있다.
무한 놀이는 좌와 우, 안과 밖으로 도식화된 우리의 고정관념에 대한 재해석을 요구한다. 세상살이는 음지도 시간이 지나면 양지가 되고, 없는 사람도 부자되고, 부자도 빈털터리가 될 수 있듯 변화무상하기 마련이다. 삶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삶의 활기를 되찾을 열린 사고력은 펼쳐보자.
글·사진 박현갑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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