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한 공룡 화석이 뉴욕 경매장에 왜

손원천 기자
수정 2020-05-01 00:43
입력 2020-04-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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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사냥꾼’은 공룡 화석 거래의 이면을 파헤쳤다. 미국 잡지 뉴요커의 기자였던 저자가 2009년부터 추적한 이야기다. 책의 중심인물인 ‘공룡사냥꾼’ 에릭 프로코피 등 관련자들의 이름은 모두 실명이고 관련 사건들 역시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당시 공룡 화석을 훔치다 잡힌 절도범 관련 기사 한 줄이 저자의 ‘촉’을 건드렸다. 그러다 2012년 “수집가, 밀수, 결혼, 민주주의, 빈곤, 예술성, 박물관, 광업, 할리우드, 러시아, 중국, 형사재판, 대통령의 정책, 탐험가, 몽골 문화, 경매 산업, 과학사를 모두 건드리는 사건”이 터진다. 그게 바로 T 바타르 경매 사건이었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이후 뉴욕 검찰청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온갖 사건과 관련자들이 굴비처럼 엮여 나왔다. 할리우드 배우 니컬러스 케이지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거론됐다. 에릭 프로코피가 이전에도 광적 수집가로 알려진 두 배우에게 각각 50만 달러를 받고 T 바타르 머리뼈를 하나씩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일반인이 화석에 처음 관심을 갖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는 화석을 ‘관문 화석’이라고 한다. 미국 플로리다의 관문 화석은 상어 이빨, 모로코인들은 삼엽충, 독일인은 석회질에서 뽑아낸 잠자리, 잉글랜드 남서부 해안의 도싯은 암모나이트 화석이다. 그런데 우리의 ‘관문 화석’은 뭘까?
화석은 단순한 돌덩어리가 아니다. 지구의 진화를 이해하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가장 중요한 단서다. 화석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미래에 대한 연구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책이 우리의 ‘관문 화석’ 역할을 자임하려는 건 바로 그 때문인 듯하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2020-05-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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