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멀쩡하게 골프 친 전두환, ‘5·18 재판’에 출석하라
수정 2019-11-11 02:05
입력 2019-11-10 23:10
하지만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공개한 골프장 영상에서 전씨는 도저히 알츠하이머 환자로 보기 어려울 만큼 명료한 언행을 드러냈다. 광주 학살에 대해선 “나는 모른다”고 딱 잡아떼고, 발포 명령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되레 역정을 냈다. 1000억원대 추징금과 고액 세금 체납에 대해선 세 차례나 “자네가 대신 내달라”며 임 부대표를 조롱하기까지 했다. 88세 고령에도 골프를 즐길 만큼 체력이 좋고, 캐디보다 골프 타수를 더 정확히 기억한다는 전씨가 건강을 핑계로 사법부와 국민을 농락했다니 참으로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일제히 전씨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강제 구인과 검찰 재조사를 통해 공정한 법 집행을 촉구한 것은 당연하다. 재판 불출석 사유인 건강 문제가 거짓임이 드러난 만큼 재판부는 당장 불출석 허가를 취소하고, 전씨를 법정에 세워 신속한 재판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반성과 사죄는 고사하고, 책임 회피와 기만을 일삼는 광주 학살의 책임자에게 더이상의 관용과 배려는 무의미할 따름이다.
전씨는 뇌물 추징금 1020억원을 6년 동안이나 미납하고, 30억원의 세금도 내지 않고 있다. 2013년 연희동 집을 비롯해 추징금 1672억원을 자진 납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각종 소송을 제기해 추징금 집행을 방해하고 있다. 타인 명의로 은닉한 재산도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환수하고 단죄해야 한다.
2019-11-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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