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8K TV 화질’ 또 정면 충돌

홍희경 기자
수정 2019-09-18 01:54
입력 2019-09-17 22:42
두 회사 비교 시연하며 경쟁사 품질 폄하
LG “삼성 기준 미흡… 4~6K 수준” 공세
삼성 “ICDM 측정 주파수 방식에 적합
LG 동영상 업로드·구동 문제” 새로 제기
상대 제품 비난 마케팅 소모적 비판도
LG전자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가전 전시회 IFA에서 “삼성의 8K TV 선명도 측정 결과값이 12%로 ICDM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던 LG전자는 이날 다시 “삼성 8K TV는 8K라고 할 수 없는 4~6K 수준”이라고 공격 수위를 높였다.
삼성 제공
두 회사는 비교 시연을 통해 경쟁사 TV 품질을 폄하했다. 오전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는 삼성 QLED 8K TV와 비교하는 LG OLED TV로 8K보다 한 단계 낮은 사양인 4K 제품을 제시했다. 삼성 TV를 부품별로 분해한 전시도 이뤄졌는데, LG전자 HE연구소장인 남호준 전무는 이 중 QLED TV에 들어가는 QD(퀀텀닷) 필름을 들고 “이 시트가 들어가면 TV를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비교는 극단적으로 이뤄졌다. LG는 우주 공간에 반짝이는 별 영상을 상영했는데, 뚜렷하게 별빛을 내뿜은 LG TV와 다르게 삼성 QLED 8K TV에선 마치 화면이 꺼진 것처럼 검은 화면이 이어졌다. LG 측은 “자발광인 OLED와 다르게 백라이트를 덧대야 하는 LCD TV라는 한계 때문에 QLED 8K TV에서 별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역으로 이날 오후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시연에선 LG 8K TV에서 유럽 인터넷동영상(OTT) 업체의 8K 동영상이 업로드되지 않거나 구동되지 않은 채 깨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다양한 동영상과의 호환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추정한 뒤 “8K 화질은 화질 선명도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밝기와 컬러볼륨 등 다른 광학적인 요소와 화질 처리 기술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최적으로 조합돼야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LG가 제시한 ICDM 기준을 삼성이 ‘아날로그 시대 기준’이라고 평가절하함에 따라 8K 품질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LG TV는 블랙 표현에, 삼성 TV는 자연색 표현에 강점을 지녔다는 식의 차별적인 강점을 드러내기보다 상대 제품을 비난하는 방식의 마케팅 경쟁이 소모적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LG 측은 “언뜻 구별하기 어렵다고 18K 금을 24K 순금으로 속일 수 없듯 8K 화질 기준 충족 여부는 소비자의 알권리에 해당한다”라고, 삼성 측은 “소비자는 종합적으로 화질을 체감하며, 상반기 소비자들은 (판매 1위인) 삼성을 선택했다”고 각각 응수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9-09-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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