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인준안 통과 이번 주 고비…‘사법부 수장 공백’ 막을 수 있을까
오세진 기자
수정 2017-09-17 10:54
입력 2017-09-17 10:15
앞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된 쓴맛을 경험한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김명수 후보자를 지켜내겠다는 입장이다. 헌재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만일 김명수 후보자의 임명동의안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1948년 정부 수립 이래로 사법부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되는 일이 벌어진다.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부결로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김명수 후보자마저 지켜내지 못한다면 향후 정국 운영 과정에서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계속 야당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민주당은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해서 사퇴하는 과정에서 야당 주도의 ‘부적격 청문보고서’ 채택을 묵인하며 사실상 협조해 준 만큼 이번에는 야당이 김 후보자의 인준에 협조해줘야 한다고 입장이다.
민주당은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오는 18일 열리는 4당 원내대표 주례회동 자리에서 야당을 상대로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국회 통과를 다시 한 번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이 김 후보자의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의 협조를 얻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바른정당 역시 김 후보자에 대해 “삼권분립의 한 축인 대법원을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법부 수장의 공백을 막기 위해 양 대법원장 임기만료일인 오는 24일 이전에는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캐스팅보트’도 역시 국민의당이 쥐고 있다. 국민의당은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자유 투표에 맡기겠다는 원칙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의 책임을 자신들에게 떠넘기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 등이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 절차 자체에도 협조해 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지난 15일 대구를 방문한 안철수 대표는 “의원 각자가 헌법기관으로서 자율 투표에 임할 것”이라면서 “사법부의 독립을 잘 지킬 수 있는가, 수장으로서 균형 잡힌 생각을 갖고 전체를 이끌 수 있는지 이 두 가지 원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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