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떠나도 남아도 우울한 전경련
수정 2017-04-18 01:10
입력 2017-04-17 23:04
희망퇴직 아니면 월급 대폭 삭감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고령(68)의 나이에도 불구, 하루가 멀다 하고 회원사 두세 곳을 찾아다니며 “전경련을 도와 달라”고 한다고 합니다. “전경련은 없어져야 한다”며 으름장을 놓는 국회의원들이 반말에 막말까지 하는데도 참아내고 있습니다. 전경련 지분 하나도 없이 그저 전경련을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뛰어다니는 권 부회장을 향해 사내에서도, 외부에서도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는 이유입니다. 매일같이 팔굽혀펴기를 해서 체력을 다져 놓은 그도 요즘에는 힘이 드나 봅니다. 수면유도제까지 복용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고 온 실무자였던 전임 전경련 부회장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왜 남은 직원들만 고통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다행스러운 점은 전경련이 이승철 전 부회장에게 주기로 한 퇴직금 20억원을 전경련이 정상화될 때까지 미루겠다고 합니다. 소송을 해서 전경련이 지면 그때 가서 주겠다는 것인데요. 임원 퇴직금은 법정 퇴직금이 아닌 만큼 전경련이 끝까지 싸워서 시시비비를 가려냈으면 합니다. 그래야 이번에 떠나는 전경련 직원들의 눈물도 보상을 받을 겁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7-04-1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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