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폐차 지원책 늑장 시행… 신차 판매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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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진 기자
주현진 기자
수정 2016-08-08 01:48
입력 2016-08-07 22:58

이르면 7월부터 시행한다더니 “추경 때 처리”… 車 업계 난감

6월 말 개소세 인하 종료 겹쳐 7월 실적 한 달 새 25%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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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에 사는 회사원 박모(45)씨는 2002년에 산 디젤 레저용차량(RV)인 현대차 트라제(2007년 단종)를 곧 바꿀 계획이었다. 10년이 훌쩍 넘어 안전문제도 신경이 쓰이는 데다 낡은 디젤차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부담이 돼서다. 하지만 박씨는 지난 6월 말 정부가 2006년 12월 31일 이전에 등록된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사면 개별소비세율을 현행 5%에서 1.5%로 낮춰준다는 지원책을 이르면 7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차량 구매 일정을 늦추기로 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정책 시행 시점에 맞춰 추가 할인 혜택까지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서둘러 새 차를 살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이 발표된 지 한 달 보름가량이 지났지만 시행 시점은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다. 때문에 새 차를 사려던 노후 경유차 보유자들은 물론 자동차 업계가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지난 6월 말 개소세 감면 조치 종료로 ‘판매 절벽’ 우려가 현실화한 가운데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까지 지연되면서 차가 더욱 팔리지 않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당초 경기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책을 마련하면서 임시국회에서 정책 시행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마친 뒤 이르면 7월부터 실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회가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안에 해당 내용을 포함시켜 일괄 처리하기로 하면서 지원책 조기 시행은 물 건너갔다. 이로 인해 차량 구매를 뒤로 미루는 경유차 보유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이 서둘러 발표되면서 가뜩이나 안 팔리는 자동차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서둘러 정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시행시기가 늦춰지면서 자동차판매가 줄어드는 역효과를 내는 사례는 또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 승합, 화물차 구매 시 취득세에 대해 내년 1월 1일부터 6개월간 최대 100만원을 감면하는 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초까지만 기다리면 소비자들은 많게는 100만원의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승합 화물차 판매는 연말까지 5개월간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개소세 인하 조치 종료와 함께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책 실시 지연 등으로 하반기 첫 달인 7월 자동차 판매 실적은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사의 지난달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10.6%가, 직전인 6월보다는 24.8%가 각각 감소했다. 현대차의 내수 실적은 한 달 사이에 31.6%나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 경유차 지원 정책 발표시점과 시행시점의 괴리로 소비자들과 완성차 업체들에 불확실성만 안겨주고 있다”면서 “정부가 지원책을 통해 꾀했던 경기활성화 효과를 거두려면 정책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2016-08-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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