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야당, 경제개발 장관 사퇴 계기 정부 불신임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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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6-04-04 17:27
입력 2016-04-04 17:27
이탈리아 야당이 자신의 남자 친구가 하는 기업이 수주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경제개발장관의 사퇴를 계기로 마테오 렌치 총리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야당인 ‘포르차 이탈리아’당은 이민 반대 등을 주장하는 극우파 정당인 ‘북부 리그’와 함께 지난주 페데리카 구이디 경제개발장관의 사퇴를 계기로 렌치 총리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이탈리아 온라인 매체인 더 로컬이 전했다.

구이디 장관은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과 수주계약을 한 자신의 남자 친구가 행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유용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달 31일 사퇴했다. 구이디 장관은 자신의 남자친구가 수주하도록 2015년 예산을 조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이디 장관은 도청·녹음된 전화통화에서 남부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유전개발을 하도록 허용하는 새로운 예산법안이 승인받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나토 브루네타 포르차 이탈리아당 하원 원내총무는 “렌치 정부는 이제 끝났다”고 말했으며, 야당 중 의석이 가장 많은 오성운동(M5S)의 루이기 디 마리오 하원 수석 부총무도 “렌치 정부가 그만두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불신임안에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렌치 총리는 “야당이 몇 번째인지도 모르는 불신임안을 또 제출해 의회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출석할 것”이라면서도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렌치 총리는 “구이디 장관이 즉각 사퇴하겠다고 밝히자 야당이 혼란에 빠져 어떻게 대응할지 모른 채 정부 총사퇴를 주장하기 시작했다”면서 “의회가 원하면 우리를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렌치 총리는 또 자신의 집권 민주당은 오성운동 창립자인 전직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민주당의 모두가 기름과 돈으로 손을 더럽혔다’고 말한 것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못마땅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모두 정직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2년 전 집권한 렌치 총리가 지금까지 각종 개혁법안 등의 의회 통과 등 승리를 거둬왔지만, 이번 사태로 오는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시련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렌치 총리는 올 가을 실시될 상원 폐지 등 주요한 개혁 조치 등이 담긴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에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걸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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