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정부청사 짓뭉개고 통일”… 김정은, 포격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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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16-03-26 01:13
입력 2016-03-25 23:04

장사정포·폭격기 동원 사상 최대 규모

“죽음의 쑥대밭 될 것” 협박 수위 높혀… 전문가 “제재 국면 바꿔보려는 의도”

북한의 대남 협박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나서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등 서울 내 주요 정부기관을 파괴하고 남한을 통일해야 한다며 위협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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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민군 전선대연합부대가 훈련 중 포 사격을 하는 모습이 25일 공개됐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군 훈련을 지휘하며 청와대 등 주요 정부기관을 타격하기 위한 장거리 포병대 집중화력 타격 연습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인민군 전선대연합부대가 훈련 중 포 사격을 하는 모습이 25일 공개됐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군 훈련을 지휘하며 청와대 등 주요 정부기관을 타격하기 위한 장거리 포병대 집중화력 타격 연습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 제1위원장이 북한군 합동훈련 자리에서 “일단 공격명령이 내리면 원수들이 박혀있는 악의 소굴인 서울시 안의 반동통치기관들을 짓뭉개버리며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이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훈련이 ‘사상 최대 규모’라며 “전선대연합부대 최정예 포병부대들이 장비한 주체포를 비롯한 백수십문에 달하는 각종 구경의 장거리포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지난 24일 오후부터 심야까지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폭격기·전투기 등 항공기 10여대와 장사정포 등을 동원해 대규모 훈련을 펼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의 박영식 인민무력부장도 훈련에 앞선 연설에서 “만일 놈들이 도전해 온다면 포병의 무자비한 타격에 의해 서울은 죽음의 쑥대밭으로 변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합동훈련에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등 북한군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북한은 최근 김 제1위원장의 지휘 아래 우리를 겨냥한 상륙 및 상륙 저지 훈련과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하는 등 잇달아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등 서울시내 정부기관을 목표로 설정하고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한 것은 우리 군의 북한 주요시설을 겨냥한 ‘정밀타격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과 강도 높은 한·미 군사훈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결코 우리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도 “북한이 이렇게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대외적으로 지금 북한에 가해지는 국제사회 제재가 무력화되지 않았느냐는 인식을 확산시켜 제재 국면을 바꿔 보려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03-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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