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특파원 블로그] 톈안먼 사태의 도화선 후야오방의 ‘반쪽 복권’

이창구 기자
수정 2015-11-24 00:11
입력 2015-11-23 22:56
물론 이번 복권도 총서기 시절까지로 한정됐다. 그의 죽음이 몰고 온 정국에 대해 공산당은 여전히 입을 열지 못했다.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지난 22일 후야오방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에서 그가 총서기에 올랐을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사진이 나란히 나온 1982년 인민일보 기사를 방영했는데, 자오쯔양(趙紫陽)의 얼굴을 빼고 내보냈다. 자오쯔양은 1989년 발생한 톈안먼 사태 때 유혈 진압에 반대해 숙청된 후야오방의 뒤를 이은 총서기다.
BBC는 “시 주석의 통치에 도움이 될 만한 후야오방의 개혁·개방, 반부패 업적만 복권됐다”며 “공정, 민주, 자유가 충만한 사회를 건설하려 했던 그의 진정한 가치는 조명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반쪽 복권’에 그쳤을지라도 중국 현대사 해석에 새로운 지평이 열린 것은 사실이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후야오방이 역사책에 등장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이 불러온 사건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좌파들이 “후야오방의 자본계급 자유화는 당과 국가에 큰 화를 불렀다”며 반발하자 자유파가 반론에 나서는 모습에서 ‘역사의 단층’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후야오방 복권을 계기로 중국 공산당이 톈안먼의 진실을 응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5-11-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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