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예산 사과/서동철 수석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수정 2015-10-05 00:04
입력 2015-10-04 23:02
지난 주말 예산은 글자 그대로 사과 천국이었다. 예당평야 너머로 이어진 느릿한 구릉길을 달리고 있으면 어디를 봐도 사과밭이다. 가지마다 수확 직전의 붉은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모습에 마음마저 넉넉했다. 지나치는 길손이 이럴진대 여름내 땀 흘린 과수밭 주인은 얼마나 흐뭇하겠나 싶다.
화암사 가는 길도 온통 사과밭이었다. 추사 김정희의 체취가 어린 곳이다. 길가로 내민 가지의 사과는 차창 밖으로 손만 내밀어도 딸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장난으로라도 따 간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예산읍내에 가로수로 심어 놓은 사과나무도 마찬가지였다.
예산역 앞에서는 전통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좋은 사과는 산지에서도 제값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조금 허술해 보이고 크기도 제각각이면 반의반 값이다. 한 보따리를 받아 들고 작은 놈으로 골라 깨물었더니 새큼한 단물이 입안에 퍼진다. 그래 이 맛이지….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5-10-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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