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마린보이 ‘박태환 효과’/문소영 논설위원
수정 2014-03-03 00:00
입력 2014-03-03 00:00
수영은 육상과 비슷한 종목이다. 가장 기초적인 운동으로 메달 수가 많다. 또 남자자유형 100m, 200m, 400m와 같은 종목의 우승자는 우사인 볼트 같은 타고난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 체력에서 열세인 동양인은 근육의 힘을 폭발시켜야 하는 종목에서 승리하는 게 어렵다고 믿어 왔다. 박태환이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의 ‘사실’이었다. 박태환의 금메달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남자자유형 1500m에서 일본 데라다 노보루가 금메달을 딴 뒤 72년 만이었다. 박태환의 금메달이 한·중·일의 어린 수영 선수들에게 던진 희망의 크기를 상상해 볼 수 있다.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 2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했고, 4년 뒤 런던올림픽 200m, 400m에서 은메달 2개 등 모두 4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수영에서, 김연아는 피겨에서, 이상화와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선수들이 등장하기 이전에 수영이나 피겨, 스피드스케이팅 같은 종목에서 동양인 특히 한국인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지레 겁먹고 포기한 것이다. 10대나 20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위해 무모하게 도전해야 한다. 젊어서 실패는 사서 한다는 주장은 교과서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도 그렇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해 후회하는 이유는 현재 선택할 길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미세먼지 대책도 없고 사회안전망도 구멍이 숭숭 뚫린 사회이지만, 시련을 극복한 박태환의 쾌거에서 새로운 활력을 찾았으면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4-03-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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