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돼지고기값] “사료값 계속 올라 마리당 11만원 손해”
수정 2013-02-20 00:32
입력 2013-02-20 00:00
축산농가 ‘한숨’
현재 110㎏짜리 산지 돼지 출하 가격은 21만 7000원이다. 박승주 홍성군 축산유통계장은 “농가에서 돼지 한 마리를 팔 때마다 11만 2000원을 손해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생산비는 오르는 데 비해 돼지값이 급락한 탓이다. 100㎏짜리 비육돈 출하가격이 2011년 2월 51만 4000원에서 지난해 같은 달 33만 1000원으로 떨어지면서 생산비와 얼추 같아졌다. 특히 지난해 9월 31만 3000원이었다가 12월 27만 2000원, 지난달 24만원에서 현재 21만 7000원으로 다섯달 사이에 무려 30.1%나 폭락했다.
반면 사료값은 꾸준히 올랐다. 2010년 말 ㎏당 541원 하던 사료비가 2011년 말 634원, 지난해 말 638원으로 인상됐다. 김씨는 “6개월간 돼지 사료비가 마리당 18만원 넘게 들면서 생산비의 절반도 안 되던 사료값 비율이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고 하소연했다.
돼지값 폭락의 가장 큰 이유는 공급 과잉이다. 국내 적정 돼지 사육 마릿수는 900만 마리지만 현재 90여만 마리가 초과된 상태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돼지 수입량이 크게 는 데 반해 겨울방학으로 급식이 중단되는 등 소비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게다가 한우값이 떨어지면서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를 즐겨 찾는 이유도 있다.
돼지 사육농들은 정부에서 2007년 7월 절대농지까지 축사를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한 뒤 사육이 급증했다고 비난했다. 정부는 또 FTA 등에 맞선다며 대규모 전업농을 권장하며 축사시설비 저리 융자 등의 지원책을 내놓았다. 이재형 대한한돈협회 홍성지부장은 “예전에는 3000마리만 길러도 엄청났는데 지금은 2만 마리까지 사육한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2~3개월 이대로 가면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2013-02-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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