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리포트 (3) 나경원·박원순 정책 검증] 현장방문 즉석 공약 ‘추진력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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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1-10-10 00:00
입력 2011-10-10 00:00

매니페스토 ‘羅 정책’ 분석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사람을 위한 생활특별시, 행복한 서울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현장을 돌며 분야별 공약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예산, 교육, 비강남권의 생활안정성 확보 등 유권자와의 유대감 형성에 초점을 두고 공약을 제시한다.

서울시의 주요 현안에 대한 나 후보의 견해를 보면, 기존 서울시 사업이 전시성으로 흐른 측면이 있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예산편성 단계에서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하고, 모든 사업들을 ‘제로 베이스’(원점)에서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한편 전시성 행사 폐지와 행정 효율을 높여 2014년까지 서울시 부채를 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출발점이 ‘무상급식’의 지원 범위와 시기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나 후보가 교육감의 주요 임무인 교육개선 사업에 많은 공약을 내놓은 것이 흥미롭다. 나 후보는 ‘맹모안심지교’, ‘안심보육서비스’ 등의 학교환경 개선사업 등에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제시했다. 당선됐을 때 교육청과 사업 우선 순위를 어떻게 정할지가 관건이다.

공약으로서의 가치를 가지려면 서울시 미래비전에 대한 기획과 핵심공약, 구체적인 운영구상, 실행전략 등이 제시돼야 한다. 그러나 나 후보는 그때그때 파편적으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나 후보의 주요한 선거 전략일 수는 있으나 서울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선거 때만 되면 이곳 저곳을 방문하며 이것도 저것도 다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선거 이후에는 ‘나 몰라라’했던 공수표 남발의 ‘공약(空約)’이 될 수 있다.

또한 2014년까지 서울시 부채 반감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과 민간소비 둔화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하고, 부동산 경기침제에 따른 거래 위축으로 취득세 등 전반적인 세입여건이 나빠지면서 세입기반 확대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시점에서 세입기반 확대 대책 없이 지출 생산성 제고와 재정관리체계 개선만으로 부채를 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은 실현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나 후보는 서울시의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공약을 내세우기 전에 기존 서울시의 399개 정책에 대한 반성적 평가가 이뤄져야 했다. 그렇지 않고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기존 사업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나 후보는 2살 이하 영아를 위한 어린이집 100여개를 포함해, 2014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250개를 추가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와 정부의 정책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아닌 민간 보육시설 인프라를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이미 공공형 어린이집과 자율형 어린이집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어 나 후보의 공약과 상충된다.

강남·북 균형발전프로젝트도 기존 서울시 정책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균형발전 목표와 전략이 제시돼야 하는데, 나 후보는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는 식으로 공약을 내놓았다. 이는 구체적인 변화관리 계획이 없는 무임승차로 보일 수 있다.

정리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1-10-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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