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후쿠시마는 ‘물과의 전쟁’
수정 2011-04-04 00:34
입력 2011-04-04 00:00
원전 냉각수 민물로 교체… 콘크리트·특수소재 모두 배관 봉인 실패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복구를 위한 사투는 ‘물과의 전쟁’ 결과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원전에는 원자로와 사용후 연료의 냉각을 위해 다량의 물이 필요하다. 이번 사고 이후에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핵연료의 노출을 막기 위해 냉각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된 1∼3호기에 소방차와 레미콘 압송기 등을 통해 하루 550t의 물을 주입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이후 1∼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에는 모두 6400t의 바닷물이 투입됐다.
하지만 바닷물은 증발할 경우 소금이 생기고 부식으로 냉각시설이나 배전시설을 망가뜨릴 수 있어 민물 냉각수로 바꿨다. 원전 주변에는 저수용량 284만t의 민물 댐이 있고 미군은 1100t의 냉각수를 실은 선박을 원전 주변에 배치했다.
고농도 오염수 처리도 골칫거리다. 터빈실 등 원자로 건물 주변의 오염수는 작업원들에게 위협 요소로 작용해 이를 제거하지 않고는 냉각 기능 회복 작업이 진전될 수 없다.
현재 원자로 건물 주변 곳곳에 모두 2만여t의 오염수가 고여 있다. 이 오염수를 터빈실의 복수기(復水器)로 옮기고 있지만, 복수기 용량이 1600∼3000t에 불과해 해상에 설치한 대형 부유식 구조물(메가 플로트)에 오염수를 일시 보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만여t 오염수 바다 유출 비상
실제로 오염수는 빠른 속도로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지난 2일 2호기의 취수구 부근에 있는 전기 케이블 보관 시설에서 20㎝ 정도의 균열이 생겨 시간당 1000m㏜(밀리시버트)를 넘는 고농도 방사선을 내뿜는 오염수가 직접 바다로 유출돼 비상이 걸렸다. 특히 사고 이후 처음으로 원전에서 40㎞ 떨어진 바다에서 지난달 30일 기준치의 2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이런 가운데 도쿄전력은 문제의 원전내 균열 지점을 메우려고 콘크리트를 부었지만, 1차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고 3일 밝혔다. 콘크리트로 봉인 작업을 한 뒤에도 방사성물질로 오염된 물이 계속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기술자들은 물을 흡수하는 특수소재를 사용해 오염수가 흐르는 배관을 막으려 했으나 역시 무위에 그쳤다.
이와 관련, 호소노 고시 총리 보좌관은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위기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약간 진정되고 있다.”면서 “적어도 수개월 내에 방사성물질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염수의 유입이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속히 조사해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1-04-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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