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1급 대변인’ 통일부 제 목소리 내라/윤설영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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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1-02-02 00:00
입력 2011-02-02 00:00
통일부가 최근 대변인을 1급으로 상향조정했다. 통일 정책을 국민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남북관계가 대화 재개의 기로에 놓인 이 시점에서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통일부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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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설영 정치부 기자
윤설영 정치부 기자
통일부는 대변인 1급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부터 행정안전부를 설득했다. 전 정부부처 가운데 대변인이 1급인 곳은 외교통상부와 통일부뿐이다. 대변인 논평의 인용 횟수나 브리핑 횟수는 통일부가 외교부보다 많다. 그만큼 국민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숫자로 비교하자면 통일부 대변인은 진작에 1급이 됐어야 한다.

그러나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질이다. 동어 반복, 뒷북 발표가 계속되면 “대체 통일부는 통일에 대한 전략을 가지고는 있는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상대방에게 전략을 드러내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이크를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것도 전략이다.

최근 통일부를 보면 중요한 정책 결정과정에서 뒷짐을 지고 있거나 다른 부처로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가 눈에 띈다. 남북 간 실무회담을 진행하면서 북에서 내려온 전통문을 공개하지 않거나 뒤늦게 밝힌 것은 그 책임이 국방부가 아니라 전적으로 통일부에 있다. 국방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책임을 전가한다면, 통일부는 직무유기이고 국방부는 월권행사다.

남북대화에 대해 통일부, 국방부, 외교통상부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도 통일부는 “정부의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같은 말만 반복할 뿐이다. 부처 간의 갈등으로 비쳐져도 혼란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의 주무부처’라는 이름이 부끄럽다.



통일부는 예산 2000억원 규모로 중앙부처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위상에 맞지 않게 규모가 작다는 불만이 나온다. 그러나 자리의 가치를 만드는 것은 주인의 몫이다. 대변인이 1급이 됐다고 해서 국민들이 더 귀를 기울여 듣지는 않는다. 통일부는 제 목소리부터 낼 줄 알아야 한다.

snow0@seoul.co.kr
2011-02-0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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