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하이힐/최광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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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11-11 00:00
입력 2010-11-11 00:00
요즘 편한 신발을 신는다. 구두가 패션의 시작과 끝이라고들 하는데, 맞는 말이다. 허리가 좋지 않아 시작된 운동화 사랑이 점점 패션과의 거리를 멀게 한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그래도 여성으로서의 본능은 살아 있나 보다. 잘 차려입고 하이힐을 신은 이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든다.

난 언제 저렇게 다닐 수 있을까? 내게 점점 멀어져 가는 하이힐. 마치 어린 소녀가 엄마의 하이힐을 몰래 신을 때처럼 하이힐을 동경한다. 허리가 괜찮을 때도 신지 않던 굽 높은 구두를 말이다. 그런데 아예 신을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보니 하이힐을 향한 마음이 더 간절해진다. 그런 처지가 가끔 서글퍼지기도 한다.



어느날 TV에서 휠체어를 탄 한 젊은 여성의 발끝에 하이힐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싸한 적이 있었다. 걸을 수 없어 남편이 휠체어에 안아서 태울 정도였으니 그에게 하이힐은 예쁜 장식품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난 그 마음을 안다. 신을 수 없기에 더욱 꿈틀거리는 여성의 꿈과 욕망이 하이힐에 담겨 있음을….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0-11-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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