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 없이 지킨 8년의 꿈 붉은레일 위에서 꽃 피워라
수정 2010-08-26 00:48
입력 2010-08-26 00:00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스타트 연습장 완공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썰매 3종목’에 모두 출전한 한국이지만 시설은 열악하다. 대표 선발전을 이웃나라 일본에서 치를 정도. 인프라라고 할 만한 게 전혀 없었다. 국내에선 웨이트트레이닝과 달리기만 했다. 대회에 출전해도 개최 장소에 도착해 몇 번 타보는 게 고작이었다. 장비 운송료가 없어 봅슬레이를 빌려 대회에 출전한 적도 있다. 그야말로 근근이 열정만으로 썰매를 타 왔다.
그토록 염원하던 스타트 연습장이 드디어 생겼다. 한국에 봅슬레이가 들어온 지 꼭 8년 만이다. 국비 3억원, 도비 7억원이 들었다. 선수대기실과 비디오분석실, 샤워실 등 2층 규모의 시설. 로버트 스토리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회장은 “한국 썰매의 행보는 정말 대단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거둔 밴쿠버의 성적도 놀라웠지만, 스타트 연습장까지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선수들도 신 났다. 근처에 있는 위풍당당한 스키점프대와 비교하면 작은, 단순한 것이지만 벌겋게 상기된 표정이었다. 봅슬레이 국가대표 이진희(26)는 “스타트 연습하러 해외를 전전했는데, 이젠 알차게 여름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송진호(27)도 “국제대회에 나오는 선수라면 드라이브 기술은 자연스럽게 올라온다. 0.01초 싸움에서 결국 승부를 결정짓는 건 스타트다. 이곳에서 스타트 기술을 보완하면 세계 정상도 노릴 만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평창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08-2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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